혀를 다스려라
김종우 | 입력 : 2013/11/21 [22:04]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나는 내 아버님으로부터 평생 부정적인 말씀을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특히 ‘힘들어 죽겠다’, ‘배불러 죽겠다’ 라는 등의 부정적인 언어는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말은 조심해야지 함부로 하면 꼭 그 값을 치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듣기 좋은 말은 좋은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내 뱉은 말이나 거짓말은 갈등과 상처를 가져옵니다. 혀를 다스리지 않으면 말로 인한 상처가 너무 크고 깊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고 내 말만 내세우면 부딪치게 됩니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상대를 평가 절하 하면 부딪치게 됩니다. 내 혀를 다스리면 오해와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힘있고 가진 자가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이 요즘 세상입니다. 내가 살기 위해 경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남을 죽이는 것이 요즘 세상입니다. 나 위주의 처세술이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요즘 세상은 갈등과 다툼이 끊이질 않습니다. 각별히 혀 놀림에 주의할 때라는 뜻이지요. 이럴 때일수록 남의 잘못을 이해 해 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 말과 같이 쉽지 않습니다. 엄청난 대가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문제점은 비판하되 사람은 비판 하지 말아야 된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남의 잘못을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문제는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의 분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 하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옵니다. 불탄 숭례문, 그리고 보수공사가 끝났다는 숭례문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불탄 숭례문의 흉측했던 모습, 그리고 덕지덕지 떨어져 나오는 부실공사의 후유증을 보면서 이것이 요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보수공사의 후유증에 대해서도 변명의 혀 놀림이 현란합니다. 숱 검댕이 같이 타 버린 우리의 양심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합니다. 숭례문 위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스리고 계신 아버님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