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에 저 멀리 있는 나라에는 양치기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양치기 하는 일이 지루해지자, 지루함을 이겨보려고 장난 삼아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주민들이 그 소리에 놀라 모두들 양치기 소년이 있는 곳으로 몰려 나왔고, 소년의 장난에 허허 돌아갔습니다. 소년은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또 장난 삼아 "늑대가 나타났다~" 소리 질렀습니다. 이번에도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주민들이 몰려 나왔습니다. 이번엔 소년의 장난임을 알고 끌끌 돌아갔습니다. 소년은 더욱 재미있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습니다. 소년은 있는 힘을 다해 "늑대가 나타났다~~~" 소리 질렀습니다. 주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이젠 안속는다 요놈아!!" 하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그 사이 늑대들은 양들을 배불리 먹고 돌아갔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요즈음, 티비를 보거나 인터넷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스포츠 뉴스나 보고 날씨나 확인하려고 하다가 부지불식간에 일반 뉴스를 접하게 되면, 북한 관련 뉴스가 한동안 메인으로 자리 잡고 나날을 소화하고, 그 내용이 익숙해지고 '뭔가 이상한데..' 하는 생각이 들 무렵이 되면, 이번엔 일본의 역사, 독도 관련 발언이 몇 날 몇 일을 메인으로 자리하며 보고 듣는 사람들을 지리하게 합니다. 이때쯤 되면 또다시 북한의 도발(?)이 일어납니다. '천안함 용사를 욕되게 하지마라.' '무인비행기에 있는 지문은 국내에는 없는 것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보는 이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쓰는 이들의 감정에 몰입되어 (의도하고 있는) 저들이 바라는 방식으로 뉴스를 배설합니다.(한번 쓰고 버리는 정도의 수준이니 배설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요즈음 양들(먹고 사는 일에 헉헉대는 서민들)은 늑대들(권력이라기도 하지만, 진짜로 힘(力)있고 돈 있는 강자들)에 의해 있는 대로 잡혀 먹히고 늑대들은 먹고 먹고 먹어도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양치기 소녀(요즈음엔 소년에서 소녀로 바뀌었는데)는 늑대가 양들을 이리 먹던 저리 먹던 관심이 없습니다.양치기 주제에 오직 복장에만 관심이 있고, 남이 일러주는 말이나 복창하고, 그도저도 심심하면 느닷없이 한 마디 합니다. " 전략- 안현수 선수 문제가 파벌주의, 줄 세우기,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후략" "세 모녀가 생활고로 자살하는 가슴이 아픈 사건이 일어났다." "저는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졌듯이 독일 통일도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양치기 소녀는 주민들이 바라고 진정 원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리고 주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는 아주 높은 자리에서 아무 거리낌도 부끄러움도 없이 쉽게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소녀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접어두기로 하였답니다. 동화같은 이야기 입니다.
공자께서는 그의 제자 자공(子貢)의 질의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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