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국을 떠난 부시(G. Bush)의 진짜 방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필자의 추론은 "뭐니뭐니해도 머니(money)"다. 아버지 부시를 비롯한 미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고위 공직에서 퇴임하면 헤리티지 재단 등 보수적인 연구소나 초국적자본 그룹의 고문 등을 지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는 소리 소문도 없이 조용히 다녀가는 경우가 많고, 다녀간 뒤에 알려지기도 한다. 체류 일정이나 동선은 베일에 가려진다. 이번에 아들 부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이 공식적인 방문 목적이었지만,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만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은 대부분 조용히 다녀갈까? '수금'하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미나 등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목적일 뿐이다. 진짜 목적은 따로 있는 것이다. 문제는 '수금'의 규모다. 몇십억 몇백억원 단위가 아니다. 최소 몇 천억원, 몇 조원 단위의 이권이나 수금이 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버지 부시를 보자.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미국 칼라일그룹 고문을 지냈다. 그가 한국을 방문, DJ정부의 박태준 국무총리를 만났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칼라일그룹 소속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인수가 완성됐다. 박태준 국무총리의 막내사위 김병주는 현재 우리나라 최대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의 주인이다. 그의 미국 이름 "Michael Byungjoo Kim"의 머릿글자를 딴 국내 사모펀드(MBK Partners)를 설립 하기 전까지 김병주는 칼라일 한국본사의 대표와 카라일그룹 아시아 담당 부회장을 각각 지냈다. 박태준 국무총리의 맏사위 윤영각씨가 대표로 있던 삼정KPMG는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때 자문을 한 회계법인이다. 아들 부시의 방한은 공교롭게도 부시 가문의 고향 텍사스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론스타(Lone Star: 외로운 별; 텍사스주 깃발의 상징)가 하나금융을 상대로 제기한 1조6천억원의 소송에서 완패한 직후에 이뤄졌다. 문제는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5조5천여억원의 손해보상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이 국제투자분쟁센터에서 9월이나 10월에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적당한 선'에서 론스타와 한국정부가 타협하는 것이 어떠냐는 식으로 은근한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재판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부시 가문(아버지와 아들 대통령)의 우리 정부나 고위층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필자의 추론이 추론으로 끝날지 여부는 머지 않아 드러날 것이다. * 덧: 역설적이게도, 노무현 대통령이 노동자 변호에 앞장설 때 풍산금속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변론했고, 1988년 5공청문회 때 노무현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류찬우 회장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노무현: 증인은 전두환 대통령이 아무런 말을 안해도 몇십억원씩 정치자금 갖다 바치면서 해고노동자들의 퇴직금이나 급여는 4천만원을 주네, 6천만원을 주네 하면서 고통스럽게 했단 말입니까? ▶필자 신학림은 한국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코리아 타임스 편집국장 .전국 언론노조 위원장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지냄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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