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신수용 대기자]YTN이 19일 보도한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시 삼척항에 들어오는 북한 어선의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니 군당국이 우리해경이 예인했다는 발표는 거짓말이었다. 군 당국은 북한 어선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해 떠내려왔다고 발표했으나 북한 어선은 자체 동력으로 삼척항까지 들어왔다. 우리 해경의 예인은 아예없었다. ▶북한 어선 삼척항 입항 =YTN은 북한 목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했다고 추적했다. 이어 12일 밤 9시 동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었고, 울릉도 동북방 55km 해상을 거쳐, 15일 새벽 6시 20분쯤 삼척 항에 진입했다. 해군이 NLL을 따라 경비정을 배치하고, 해상 초계기가 수시로 감시 비행을 돌았지만, 사흘 동안 동해를 휘젓고 다니는 북한 선박을 발견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해안 감시 카메라와 레이더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CCTV 영상= 영상을 보니 북한 어선에는 4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에는 인민복을 입은 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삼척항 부두에 배를 대고 배와 부두를 밧줄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4명 중 두사람이 부두로 내렸다. 삼척항의 어민이 이 선박을 향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북한에서 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부두에 내린 2명 중 한 명은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친척에게 연락을 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당국의 해경이 예인했다는 발표에 대해서 우리 어민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한 어민은 지난 18일 KBS에 "(정부 발표) 그거 순 거짓말"이라며 "본인들이 왔다. 절대로 해경 배가 예인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두에서 북한 선박을 목격한 한 민간인이 처음으로 112에 신고를 했다. 얼마뒤 해경은 최초 선박 발견지점을 부두가 아닌 '삼척항 방파제'라고 군 당국에 전했다. 군 요원들이 삼척항에 도착했을 때 북한 어선은 해경의 예인으로 삼척항을 떠난 뒤였다. 선박은 선장 동의로 폐기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어선 삼척항 진입 과정과 주민들이 부두에 내린 상황, 귀순자 등에 대한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 반응 "북한어선 강원삼척 입항, 구멍 뚫린 안보 장관사퇴하라"=북한 어선이 군경 경계망을 뚫고 강원 삼척항에 입항한 데 대해 야당이 일제히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맹비난했다. 4년 전 박근혜 정부 때 북한군 귀순자가 비무장지대(DMZ)내 우리 GP에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노크 귀순’했던 사실과 상황이 유사하자 야당은 대여 비판소리를 높였다. 더구나 군경이 이 어선을 예인했다는 발표가 거짓인데다,주민이 신고할 때까지 우리 군이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파문이 일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선이 아니라 간첩선이었다면 어쩔 뻔했느냐”며 “이 정권의 국방 무력화가 이런 사태를 불렀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낚시하던 민간인이 신고한 뒤에야 사태를 파악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 안보는 군이 지키지 않고 어민이 지키는 게 현실”이라며 “국회가 열리면 국방위원회에서 철저히 따지는 것은 물론 국방위를 넘어 우리가 해야 할 조치가 있다면 (국회 차원에서) 더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보를 완전히 무장해제시킨 9·19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해야 하고 국방부 장관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역시 “우리 주민이 접촉해 신고한 것은 보고하지도 않아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게 나라냐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신판 ‘해상 노크 귀순’”이라며 “이건 뭐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실수고 너무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군의 입장=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긴급소집해 뒤늦게 군 기강확립을 지시했다. 그는 "지휘관 모두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작전 및 근무기강을 바로잡고 정신적 대비태세를 굳건히 해야 한다”며 “100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했다면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책임지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반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뒤늦게 근무기강 확립을 지시했다. 한편 합참은 국회 국방위 보고를 통해 “철선이 아닌 조그만 목선으로 (감시망에) 제한이 있었다”며 “특히 북한군이 아닌 민간인이 내려와 군이 주도해서 합동심문을 하지 않고 통일부와 국정원이 심문해 제한적인 요소가 있었다”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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