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 신수용 대기자]한국 자유총연맹은 극 보수단체였다.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촛불 집회가 전국에서 열릴 때 자유총연맹은 반촛불집회를 열었다. 전두환.노태우 정권때부터 이명박.박근혜정권 때는 지원을 받아 노골적인 극 보수단체로 변질되어 친위부대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유총연맹은 지난해 박종환 총재 체제가 구축되면서 정관에 '정치 중립' 조항을 명시하는 등 이미지 탈피를 꾀했다. 작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는 환영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이 보수 단체, 즉 한국자유총연맹 임원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자유총연맹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때 극과 극이었던 관계였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을 까. 이들은 또 어떤 얘기를 내놨을 까. 문 대통령은 "(자유총연맹이)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소중하게 지켜왔다"며 "군부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사회, 강한 안보와 같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를 굳건히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가 앞에서 우리는 항상 함께 했고 모두 같은 국민"이라며 "갈등 요인이 있더라도 찾아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면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자유총연맹은 한반도 숲 가꾸기 사업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평화를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국민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박종환 총재님과 임원, 회원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박 총재는 이에 대해 "대통령께서 국정을 맡으신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공정사회로 바뀌어 가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통령께서는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이끌어 내시어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극복하고 평화 정착 기반을 마련하셨다"며 "대통령님의 이 모든 노력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번영과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우리 자유총연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극도의 정치 편향성 시비, 부정과 비리 내부 갈등 등으로 회원들은 엄청난 자괴감에 빠지고 조직의 존폐가 거론될 정도로 문제가 있었다"며 "오늘날 자유총연맹은 모든 최고의 판단 기준을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에 두고 완전한 정치중립을 선언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자유총연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회원 동지 여러분 우리 65년의 역사가 100년의 역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100년의 역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나가서 천 년의 역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통령께서 지향하시는 길인 통일과 번영을 위해 나가는 길이 앞당겨 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대한민국의 융성을 흔들림 없이 이끌어 주시기를 350만 회원과 함께 응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 박종환 총재님을 비롯해 한국자유총연맹 임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소중하게 지켜온 전국의 350만 회원 여러분께도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지난주에 북유럽 순방을 다녀왔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 양보와 타협을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는 성숙함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 배어 있었습니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가 가치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는 국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그러한 국민들이 있었고, 또 실천이 있었기에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은 전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에 못지않은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그 나라 정상들은 물론이고 제가 만난 모든 해외 정상들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우리 국민의 저력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서로 돕고 나누는 상부상조의 마음가짐, 어른을 공경하고 서로 간에 예의를 갖추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도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을 선포하고, 민주공화정을 세웠습니다.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성취했습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새겨진 가치를 지켜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모여 나와 이웃의 삶을 더 나아지게 했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루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함께 만든 역사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여러분의 헌신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가 같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사회, 강한 안보와 같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를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1989년에는 한국자유총연맹 시대를 열고, 탈 냉전시대의 대한민국의 가치와 전통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의 행복과 국가발전을 뜻하는 ‘국민민복’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세대와 계층, 지역 간의 갈등을 치유하며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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