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우리 국민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한 말이다. 엄마방송 주옥순 대표란다.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 발언을 퍼나르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역적이요, 일본에서는 친일파라며 반길 만하다.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5일 '문재인 정권은 일본 정부에게 사과하라! 사과하라!'라는 구호로 가득 찬 주한 일본대사관 앞 집회 현장을 보도했다. 집회에는 주옥순 대표를 비롯한 '엄마부대' 회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주옥순 대표는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그래서 한국당이 친일 정당이라고 의심받고 있기도 하다. ...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대통령)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된다"면서 "문재인(대통령)을 철저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뭐라고 해야 할까.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다.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것은 항복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럴 수는 없다. 이 집회는 일부 개신교 교인들의 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톡방에서는 "문재인 정권이 반일을 고집한다면 정권을 교체해서라도 친일로 가야 한국의 안보가 지켜진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전쟁에 참여했으니) 전쟁의 전범이다" 등 친일 발언이 거리낌없이 표출됐다. "일본이 멸망시키지 않았어도 멸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나라가 조선입니다"라거나 "(일본) 가보세요. 얼마나 나라가 좋은가. 깨끗하고. 그런 거는 배워야 하는 거예요. 국가권력에 순종하는 거는 배워야 하는 거예요" 등 친일 구호도 난무했다. 주씨는 어떤 인물인가. 2016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북한 이적 활동과 관련 있다’는 내용의 허위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명예훼손)로 2018년 징역 4개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6년은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된 해로, 주씨는 합의를 주도한 정부를 옹호하면서 “내 딸이 위안부에 끌려가도 일본을 용서해 주겠다”는 극언을 했다. 그 뒤에도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며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씨는 2017년 9월에는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돼 논란을 겪었다. 주씨의 극우, 친박 활동이 알려진 상황에서 당직을 맡기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주씨는 정식 임명장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가 눈길을 끄는 것도 이 같은 전력과 무관치 않다. 조국의 죽창가도 주옥순의 아베 칭송과 도긴개긴이다. 섬찟한 표현은 더 심한 표현을 불러온다. 일본을 비판하고, 문 대통령을 비판하되 언어 사용은 조심하자. 격한 표현만이 능사는 아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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