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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에 침묵하니 국민만 불안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8/19 [08:58]

【칼럼】 북한에 침묵하니 국민만 불안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 입력 : 2019/08/19 [08:58]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신수용 대기자[대표이사 발행인]​

 

지난 8.9 개각 때 장관급으로 임명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발언은 그냥 넘길 수 없다. 그는 참여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다. 어찌 보면 한반도 정세를 꿰뚫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정 내정자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들이 이해 못할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마치 긍정 평가하는 듯이 언급했다. 그는 “비핵화의 전조”라며 북한의 미사일도발을 옹호한 것이다.

정 내정자는 “비핵화를 하고 나면 군비를 감축해야 하는데 이를 앞두고 일단 무기를 빵빵하게 만들어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핵화가 시작되면 대남 군사 열세가 머지않았기 때문에 그걸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마치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여당 일각에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꼬집은 이가 한 둘이 아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내정자의 말이 이 정도다. 뿐만 아니다. 지난 15일 문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보라. 북한 외무성이 ‘겁먹은 개’ 등의 표현으로 조롱한 청와대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미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내외신은 청와대 핵심인사치고는 엉뚱하다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모두 장관급인사다. 대북정책 관련 장관급 인사의 잘못된 인식은 국민들에게 불안만 줄 수 있다.아니, 매우 위험하다.

이처럼 안보는커녕 국가 정체성과 국익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이 나라를 맡겨야하는가. 우리만이 아니다. 국민들은 안보, 특히 국방위기를 말하고 있다. 안보를 위협하는데도 북한에 단 한마디도 못하는 정부, 아니 이를 좋게 평가하는 이들을 그대로 둬야한다니 개탄스럽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잇단 북한 미사일 도발에 “어느 나라나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두둔한다. 트럼프는 한발 더나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을 보면 우리 한국이 아닌 듯하다.

북미협상에서 북이 개발한 장거리 대륙 간 미사일이 미국을 향해 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이다. 그럴 요구를 북한이 들어주면 무엇이든 돕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어찌 되던, 철저한 미국식 사고를 갖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만의하나 어떤 침략을 받으면 미국이 만사 제처 두고 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만은 또다시 파병비용을 대라고 청구서를 보낼지 모른다.

이게 지금 넋 놓고 북한이 손을 내밀기만 기다리는 우리 정부가 아닌가 싶다. 납북관계를 마치 평화통일로 착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미 중국·러시아는 북한과 3각 혈맹을 맺었다. 미국도 여기에 쩔쩔 맨다. 그러면서 미국은 일본. 호주. 인도와 부랴부랴 방어선을 구축했다. 그렇지만, 한국은 제외됐다.

그런 판에 우리 군은 지금 무얼 하나. DMZ에서 근무하다 최근 제대한 20대 청년이 ‘우리의 총부리를 어디에 겨눠야하는지 초병들이 헷갈려한다’는 말은 군의 현주소를 말한다. 초전박살, 임전무퇴를 외치며 전선을 지커온 6,70대들로서는 절로 한숨이 나온다.

강원 삼척 항에 북한 목선이 들어온 줄 군이 탐지 못했다는 얘기는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또 지난달 해군 2함대에선 야간에 발견된 거동 수상자가 음료수를 사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초병이었는데도 문책을 피하려고 다른 병사를 허위로 자백하게 했다. 모르고 있다가, 쉬쉬하며 은폐조작한 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이 허탈함과 충격, 분노가 사라지기 전에 또 놀랄 일이 터졌다.

지난 5월 14일 자정 무렵 경남 진해에 위치한 해군 교육사령부의 탄약고 초소에서 야간 경계 중이던 병사 두 명의 일탈로 시작됐다. 초소 경계병들은 반납하지 않은 휴대전화 앱으로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킨 뒤, 같은 부대 후문 초소 근무자 2명 등을 불러 초소 안에서 술판을 벌였다. 이 바람에 후문 초소엔 1시간 반 동안 경계병이 없었다.

일탈한 행동을 스스로 휴대전화로 ‘인증샷’ 촬영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관리자인 대위가 선임지도관으로부터 보고받고도 이를 은폐한 과정이다. 군 형법에 따르면 경계 중인 초병이 초소를 이탈하거나 술을 마시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 기가 막힌다.

역시 쉬쉬하다가 제대병의 소원수리로 진실이 밝혀지면서 알려졌다. 가짜뉴스거니 했지만 실화다. 왜 보초를 서야하고, 왜 총을 잡아야하며, 그 총부리를 어디에 겨냥할지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나라의 안보를 맡기다니 부끄럽다.

대체 정경두 국방장관을 비롯 군 지휘부는 뭘하는가. 이들에게 국방을 맡기고 부모형제 단잠을 이룰 수 있는가 말이다. 정치권 입맛에 맞는 안보는 안보가 아니다.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 국민의 안위에 전력해야하는데 말만 그때마다 ‘국민에게 사과합니다’로 대신하면 끝이다.

그들이 현직에서 물러나면 나라가 수백 만 원씩 매달 연급을 주는 이유는 뭔가. 봉급쟁이로 전락해서다. 군은 아마추어가 필요 없다. 유사시 나라의 위기를 구할 프로들이어야 한다. 북한에서 미사일위협과 조롱이, 미국으로부터는 불신을, 내부 군기강은 곪은 상태에서 우리 안보는 건강할리 없다.

언론들의 지적대로 일탈과 기강해이는 병사에서 관리자인 장교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으로 무너진 단면을 보여줬다. 군의; 나사가 풀릴 대로 풀린 상태다. 국가안보를 책임진 군의 실태엔 할 말조차 잃을 지경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군의 기강도 위에서 이등병까지 그대로 닮는다. 육군본부는 최근 신병훈련 과정에서 20㎞ 완전군장 행군이 힘들다며 폐지하자고 건의했다. 이게 우리군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엔 훈련을 강하게 시킨 육군 현직 군단장을 해임하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도대체 제정신인가.

지난주 광복절 74주년을 맞아 국가의 중요성을 다시 새겼다. 안보가 붕괴되면 주권도, 국권도, 정치도, 외교도 다 잃는다는 점도 교훈으로 읽혔다. 이율곡선생의 말마따나 튼튼한 안보, 훈련이 철저한 군인, 엄정한 군기가 살아 있어야 나라가 존립한다.

정 국방장관을 비롯 군 지휘부는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라. 그리고 군은 하루빨리 정치에서 벗어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에는 청와대와 정치권이 안보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분명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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