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남의 영화속으로】 9월이 오면(Come September)-1961당대 최고 호화 스타들 출연에 엄청난 화제 모아 작품성과 흥행 모두 성공.우리나라 나이든 대개의 중장년들은 비록 모두가 이 영화를 보지는 못했어도 제목 정도는 수 없이 들었을 것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너무나 널리 퍼진 경쾌한 리듬의 주제곡은 물론 세계 최고의 미남 배우 '자이언트(Giant)'의 '록 허드슨(Rock Hudson)'과 더불어 '소피아 로렌(Sophia Loren)'과 이태리 여배우의 쌍벽을 이뤘던 '지나 롤로브리지다(GinaLollobrigida)'가 주연한 작품이란 정도는 웬만한 영화 팬들에겐 일반적 상식에 속한다. 미국인 갑부 '로버트 탈보(Robert Talbo/록 허드슨)'는 해마다 9월이 되면 이태리 호화 별장에서 현지 여자 친구인 '리사 펠리니(Lisa Fellini/지나 롤로브리지다)'와 한달간의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게 연중 행사의 하나다. 그러나 애인 리사가 너무 보고 싶어 예년처럼 9월까지는 도저히 기다릴 수 없어 경영하는 뉴욕 본사의 주요 업무를 서둘러 대충 처리하고 이번에는 두달이나 앞당겨 7월에 이태리 별장으로 사랑의 행각을 떠난다.
별장 관리책 '모리스(Maurice/월터 시책:Walter Siezak)'에게 날린 전보가 도착하기도 전에 갖은해프닝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로버트가 자신의 별장에 당도한다. 모리스는 예고도 없이 주인이 자신 몰래 불쑥 나타나자 그간 별장을 호텔로 사용하여 돈벌이를 해 왔기에 혼비백산하게 된다. 로버트가 낌새를 알아채고 의아해 하는 데서부터 웃음 만발하는 코믹 장면이 줄곧 전편에 흘러 넘친다. 곁들여 경쾌한 주제음악이 첫 장면부터 귓전을 간지럽히며 관객의 흥을 돋운다. 연락 없이 입국한 주인이 이미 별장 가까이 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모리스는 호텔 간판과 현수막을 감쪽같이 미리 떼버리는 건 별 어려움이 아니었다. 그러나 바깥에서 돌아온 손님들이 갑자기 들어 닥치는 데는 대책이 없었다. 이를 본 로버트는 이 무슨 해괴망칙한 일이냐며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투숙 손님들을 내쫓으려 하지만, 그들은 이태리 여행에 부푼 꿈을 가득 안고 모험삼아 찾은 미국인 대학생들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여성 손님과 현지 애인 리사도 들이닥쳐 별장인지 호텔인지 분간 못하게 온통 시끌벅적한 장면이 전개된다. 크게 당황한 모리스는 돈을 받은 투숙객들을 내쫓을 수는 없고 보니 즉흥적으로 묘안을 생각해 낸다. 그들에게 로버트가 분개하는 이유가 별장의 옛 소유주였던 부모가 모리스에게 양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때 탄약고 폭발로 뇌를 다쳐 정신이상이 된 그가 아직도 자기네 소유인줄 착각하고 저런다며 뻔뻔스럽게 둘러댄다. 따라서 부상 후유증 때문이니 그런 척 해주라며 로버트를 정신병자로 몰며 자기가 호텔 주인이 틀림없다고 안심시킨다.
특히 여성 투숙객 중에는 모리스와 결혼을 목표로 하는 '마가렛(Magaret/브랜다 드 밴지:Brenda DeBanzie)' 부인이 있는가 하면 2층 방에서 함께 묵고 있는 '샌디(Sandy/산드라 디:Sandra Dee'는 모리스의 속임수를 곧이 듣고 심리학 전공을 살려 로버트 치료를 자청하는 넌센스를 보여 동문서답으로 크게 웃긴다. 그러나 샌디 아가씨 일행을 졸졸 쫓아다니는 '토니(Tony/바비 다린:Bobby Darin)'일행을 야박하게 내쫓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로버트는 윗사람 체면에서 리사와 함께 그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이 된다. "내집서 내가 되레 조심을 해야 하다니", 주객이 전도된 독백도 우습다. 손아래 학생들의 보호자가 된 마음으로 술잔을 나누기도 하며 정성껏 남녀관계에 관한 카운셀링역도 한다. 리사는 오랜만에 오붓하게 즐기며 사랑 나누기가 어려워진데다가 로버트가 조카뻘 학생들에게 숨김없이 건넨 카운셀링 내용을 속속들이 알게 되자 그건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쉽고 헤픈 여자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오해한다. 이 둘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도 여자들을 두고 서로 갈등을 빚고 잔머리를 굴리며 유리한 입장이 되려고 변명과 사랑싸움, 두뇌싸움으로 옥신각신한다. 로버트와 리사 커플도 서로가 멀어지고 따라잡는 숨바꼭질을 되풀이 하는 해프닝을 벌인다. 특히 샌디와 토니는 첫눈에 서로 끌려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을 걷잡을 수 없으면서도 밀당을 일삼으며 서로가 까맣게 가슴을 태우기만 하고 결정적 순간을 놓친다. 그렇지만 의학도인 토니는 뼈의 구조를 살핀다며 샌디 전신을 만지는가 하면 풍댕이도 키스를 한다느니, 한번 떠난 산호랑나비가 다시 꽃을 찾을까를 반문하며 은근히 샌디에게 올인한다. 모두는 친구가 되어 장거리 오토바이 하이킹을 다니기도 하고 야간 파티를 열어 로버트와 리사의 신나는 율동을 필두로 매혹적인 춤과 노래를 즐기며 이국에서의 환상적 여로에 젖는다. 그리고 코미디 같이 우스꽝스런 밀당도 가슴 속에 숨은 사랑은 숨길 수가 없어 끝내 토니와 샌디는천신만고 끝에 왈칵 울음으로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사랑을 완성한다. 한편 로버트는 모리스의 엉터리 통역으로 우여곡절, 넌센스 게임을 일삼다가 범인으로 경찰서에 갇히기도 하는 수모를 겪으며 떠나버린 리사를 찾아 헤매는데 특히 이 영화의 코믹 백미라 할 장면은 승용차 고장으로 추적이 불가하자 오리 등 날짐승을 가득 실은 고물 트럭으로 바꿔 타고 운전석에 앉아 질주 끝에 드디어 리사를 따라잡는 모습이다. 그러나 로버트는 그간 매년 와서 한달간씩 파트너로만 이용하고 추호도 결혼 언급은 없이 가버리니 리사로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앞서도 결혼 예복을 입고 웨딩마치를 기다리던 중 로버트가 왔다는 소식에 울며 겨자먹기로 뛰쳐 나왔던 그녀였다. 이어 계속 프로포즈를 해오는 영국출신 스팬서와 다시 결혼식을 올리려 면사포를 입고 있던 중 그래도 마음 속으로 돌아와 주기를 기다렸던 로버트가 드디어 미련없이 이태리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자 예복을 입은채 차를 몰고 황급히 기차역으로 달려간다. 면사포를 입고 급히 플래트폼에 도착하여 곧 출발을 앞둔 로버트가 차창으로 보이자 리사는 낯모르는 여인으로 부터 젖먹이 애기를 잽싸게 낚아채 안고 엄마 행세를 하며 아빠라는 사람이 지금 도망간다고 역무경찰에 신고하자 즉시 로버트를 강제 하차시킨다. 꽃다운 청춘 샌디와 토니의 새출발, 고독한 중년 모리스와 마가렛의 재결합에 이어 사랑을 음미만 하던 리사와 로버트도 드디어 사랑의 둥지를 틀고 항홀한 행복의 문으로 골인한다. 당시 틴에이저들의 우상, 최고 인기가수 보비 다린(1936~1973)과 '피서지에서 생긴 일(A Summer Place)'의 산드라 디(1944~2005)는 이 영화 출연 인연으로, 청춘스타 부부가 됐고, 세계 최고의 미남배우 록 허드슨(1925~1985)과 '로테르담의 꼽추(The Hunchback of Notre Dame)'의 섹시 스타 지나 롤로브리지다(1927~) 등 4명의 당대 최 호화 스타들의 출연으로 스토리와 상관없이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이 영화는 작품과 흥행서 모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로버트 멀리건(Robert Mulligan)' 감독이 만든 이 로맨스 코미디의 전체 음악은 '한스 솔터(Hans Salter)'가 맡았지만 오프닝 타이틀부터 전편을 사로잡은 메인 테마의 작곡은 바비 다린이 직접 써 뒤에 빌리 본 악단에 의해 국내에도 널리 유행했고 호텔 식구들 전원이 함게 즐겼던 파티에서 춤을 추면서 직접 작사 작곡한 바비가 직접 부른 노래 '곱셈(Multiplication)' 역시 음악을 모르는 필자에게도 흥겨웠던 기억이 새롭다.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수준급의 사진 작가였고 늦이마기 알려진 사실, 록 하드슨이 동성애자였다(?)는 미확인 사족도 덧붙인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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