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의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성격을 높이 평가하고 난 요즘을 살아가는데 부적합 한 것 같습니다. 머저리 같은 흥부가 좋으니 말입니다. 물려받은 유산이 없다고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 그가 좋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발버둥 치다 형님내외에게 상처를 받고도 그들을 용서 해주는 넉넉한 마음이 좋습니다. 맨손으로 살아가면서 환경을 탓하지 않는 그가 좋습니다.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을 버릴 줄 아는 그의 넓은 마음이 좋습니다. 밥주걱으로 뺨을 맞고도 몇 알갱이 밥알을 묻혀준 형수의 행동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그가 좋습니다. 욕심 없는 그의 바보 같은 마음이 그냥 그렇게 좋습니다. 욕심을 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은 잠시 사용하고 있을 뿐 갈 때는 다 버리고 간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욕심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욕심입니다. 죽는 순간까지 버리지 못하는 것이 욕심입니다. 마음을 비우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입니다. 나를 버리고 남을 생각하는 것이 종교정신인 것 같습니다. 불교에서는 참선이란 방법으로 흥부의 정신을 찾습니다. 기독교에서는 금식이나 철야기도라는 방법으로 흥부정신을 찾습니다. 흥부정신을 찾는 순간 나를 발견하는 것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놀부정신이 없다고 흥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흥부를 좋아한다고 흥부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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