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경제신문=송승환 기자]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오전 전 목사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오후 10시30분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집회의 진행 경과, 집회의 방법, 범죄혐의 관련 집회 현장에서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 및 관여 정도, 수사 경과 및 증거 수집 정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이기도 한 전 목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은 탈북자 단체 등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회) 당시 한기총과 관계없는 탈북자 단체가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하며 경찰 저지선을 돌파해 30명 가까이 연행됐다. 이마저도 하루 만에 훈방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영상도 유튜브에 다 있어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며 “사법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잘 해서 저의 애국운동을 앞으로는 도와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목사 등은 개천절인 지난해 10월 3일 범투본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서울 광화문에서 연 정권 규탄 집회에서 불법 행위에 개입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받는다. 집회 당시 탈북민 단체 회원 등 참가자 40여명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기 위해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 안전벽을 무력화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전 목사 등이 ‘순국결사대’라는 이름의 조직을 구성해 청와대 진입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불법 행위를 계획·주도한 것으로 봤다.

전 목사는 4차례의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달 12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전 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전반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는 내란 선동과 헌금 명목으로 돈을 걷은 혐의(기부금품법 위반), 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