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는 지난달 23일 대전의 한 성폭력상담소의 보조금 횡령의혹과 관련, 이를 신고한 공익신고자의 신분을 노출한 대전시 공무원과 해당 상담소장을 비밀유지위반혐의로 고발키로 결정했다. 10일 권익위와 이 사건의 공익신고자와 함께 성폭력상담소의 문제를 제기해온 김소연 대전시의회의원(대전서구6,바른미래당.변호사)등에 따르면,권익위는 내용이 매우 엄중하다고 보고 대전시공무원과 해당 상담소장을 사정당국에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폭력상담소에서 수년 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A씨는 지난 2018년 2월 성폭력 상담소장인 B씨가 상근의무를 위반하고 성희롱 예방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면서 강사비를 받는 등 겸직과 함께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여성가족부에 신고했었다. 그러자 여가부는 이를 대전시에 이첩했고, 이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 C씨는 같은 달 열린 여성폭력협의회 총회에서 상담소장 B씨에게 민원내용을 사본을 건넸다. B씨는 이 자료를 자조모임 회장 등에게 보여주고 월례회의를 개최해 자원봉사자인 A씨가 공익제보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자원 봉사자 A씨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유출 건을 제기했으나 당시 대전시는 공무원 C씨를 훈계 조치했다. 대전지검역시 같은 해 8월 공무원 C씨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종결처리했다. ◇…공무원 C씨와 상담소장 B씨의 주장. 권익위 조사에서 공무원 C씨는 "사건 신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B씨가 신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B씨로부터 사전에 (자원봉사자인)C씨가 민원을 제기할 수 있음을 전해 들어서 이미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상담소장인 B씨도 "상담소의 상근 상담원, 자원활동가, 피해자조모임 회원 등 다수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이어서 월례회의를 열어 당사자들에게 신고서를 그대로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권익위는 그러나 공무원 C씨의 주장에대해 "신고서를 재구성하거나 내용 요약 등의 방법으로 공익신고자를 유추할 수 없도록 해야 함에도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공무원 C씨의 잘못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권익위,"공무원과 상담소장.잘못 가볍지않다" 권익위는 B씨에 대해서도 "사건 신고서에는 B씨를 피신고자로 하는 내용이고, 부패행위 신고와 관련되지 않은 부분도 대개 B씨의 언행에 대한 것"이라며 "다른 활동가나 자조모임 회원들은 B씨의 언행이 일어난 일시, 장소, 동석자를 설명하기 위한 참고의 성격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번 사건에서 공익신고자 A씨가 여성계 등 집단에서 받을 불이익도 극히 우려했다. 권익위는 "A씨의 사례처럼 (신고자가 누구인지의 신분이 알려지는 바람에)신고자라는 낙인이 찍혀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치유 활동을 하는 여성계에서 더 이상 관련 활동을 못할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 다른 활동가들이 신고를 하는 경우 여성계로부터 배제, 불이익 등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등 신고자의 활동반경을 제한하고 조직적으로 신고자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권익위는 공무원 C씨와 상담소장 B씨가 주장하는 '충분히 신고자로 추정할 수 있다'는 언급에 대해 "부패방지법은 비밀보장 의무를 면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소연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권익의 판단에 대해 "그간 비일비재하게 민원을 제기한 사람과 공익신고자 노출 등이 이어졌던 대전시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판단"이라면서 "앞으로 재발되지 않고 공익신고자들이 어떠한 신상위협 없이 부패행위 고발 등 공익신고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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