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선사의 크루즈 승무원이 되기까지-임수민 스토리(2)선상신문 정독하는 게 크루즈 즐기는 최고의 팁퀸 엘리자베스, 퀸 메리 등 초대형 크루즈를 운영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80년의 역사의 큐나드 선사에 유일한 한국인 승무원이 있다. 서울 출신의 여성 승무원 임수민씨다. 그녀는 현재 퀸 엘리자베스호에 승선해 승무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중이다. 그녀가 세계적인 크루즈의 승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승무원으로서의 경험, 에피소드, 크루즈 산업의 전망, 크루즈 승무원 지망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이기 등 '임수민 스토리' 3편 중 2편. -. 승무원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하루의 스케쥴은 오전에 시작해서 오후에 끝나는 경우도 있고, 점심 즈음에 시작해서 밤늦게 끝나는 경우도 있고, 오전에 시작해서 몇시간 후에 3~6시 시간 정도의 쉬는 시간을 받으면 기항지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몇시간 일하고 밤늦게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근무 시간이 불규칙한데 따른 어려움이 있을 것 같고, 오래 승선할 때는 지겹거나 답답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승선 기간 중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합니다. 스케쥴은 매일 다르며, 적게는 7시간에서 많게는 14시간까지 일한 적도 있습니다. 생활은 보통 2인실에서 많게는 6인실에서 합니다. 배마다 포지션마다 세세한 부분은 다르며, 보통은 매니저급 정도 되어야 1인실을 배정받게 됩니다. 어려운 점이라면, 같은 팀에서 근무하고 같은 방에서 생활해야 하는 동료와 맞지 않을 때입니다. 룸메이트를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 예전에 일하던 곳의 예를 들면, 한달동안 세 번 밖에 샤워를 하지 않는 냄새 나고 게으른 A 동료와 한달을 생활한 후에, 게으르고 여우 같은 B 동료와 두 달을 생활하고 나서야 겨우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이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두 유럽인 등 외국인 동료입니다. 오래 승선해야 해서 지겹거나 답답하기 보다는, 쉬지 않고 매일 일하다 보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예의 없는 승객을 응대하거나 동료에게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등의 안 좋은 일이 있을 경우, 다 잊어버리고 뒤돌아서서 다시 즐겁게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특히 하선 날짜가 다가오면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에다 지친 체력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될 때도 있습니다. -. 항해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면? 항해 중에 오픈덱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그 순간이죠. 그 때 만큼은 평정심을 잃을 정도로 무례하고 매너 없었던 승객도, 모든 업무에 슬로 모션을 걸어 놓은 듯한 답답한 동료도, 머리는 간지러워서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안 감는 룸메이트도, 하선 날짜가 한참이나 남았다는 현실도, 가족에 대한 걱정도, 그리움도, 그 모든 것이 매직 스폰지에 흡수된 마냥 다 잊어버리게 되지요. -. 일반인들은 모르는 크루즈 승무원들만의 소소한 즐거움도 있을 것 같아요. 소소한 것이라면…. 업무 끝나고 마시는 맥주 한잔이나 와인 한잔이 2000원도 안 한다는 즐거움? 승무원 파티가 있어서 많이 마신다 해도 20000원 쓰기도 꽤 어렵다는 즐거움?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직도 크루즈 여행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크루즈 여행은 꼭 죽기 전에만 한번쯤은 해봐야하는 그런 어려운 여행이 아닙니다. 일년에 한두번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분이라면 그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여행입니다. 크루즈는 이동 수단, 숙박, 휴양, 관광, 식음료, 예술, 오락, 쇼핑 등 여행의 모든 요소를 조리 있게 한데에 뭉쳐 놓은, 그 가치와 편의성을 고려하면 전혀 비쌀게 없는 종합선물세트 여행입니다. -.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한 팁을 하나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방에서 나오세요. 방에만 계시니까 당연히 지루하신 겁니다. 선상신문을 정독하세요. 그 안에 하루 종일 즐겁게 바쁘게 해줄 모든 정보가 다 적혀 있습니다. 다른 승객 시선 걱정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다들 자기 즐기느라 바빠서 신경도 안씁니다. 뭐가 뭔지 몰라도 어디든 돌아다녀 보세요. 폼 잡고 가만히 계셔 봤자 본인 손해십니다. 승무원에게 친절하세요. 승객은 왕이 아니고, 그저 그 나라를 대표하는 또 다른 승객일 뿐입니다. -. 크루즈의 인기 노선이 때에 따라 달라지는 편인가요? 아니요. 제 경험상 모든 노선(북미, 알래스카, 남미, 유럽,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 등)이 모두 만실이었습니다. 단골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에게 노선보다는 배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집이 어디에 있든 집이니까 돌아가듯이, 내가 좋아하는 배가 어디에 가든 그 배니까 다시 타는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알래스카 노선이 가장 인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알래스카 노선 운행 중에, 퀸 엘리자베스가 알래스카에 가서 너무 좋다는 소리를 승객에게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3편에 계속)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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