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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톨스토이의 고백 - 나는 돈에 인색한 사람이었다: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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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톨스토이의 고백 - 나는 돈에 인색한 사람이었다

이정식 작가 | 기사입력 2021/10/31 [22:41]

[칼럼] 톨스토이의 고백 - 나는 돈에 인색한 사람이었다

이정식 작가 | 입력 : 2021/10/31 [22:41]

톨스토이에게 부모 다음으로 그의 삶에 영향을 준 분이 있었다. 먼 친척 아주머니 뻘이었던 타치야나 알렉산드로브나 에르골(리)스카야였다. 그녀는 타치야나 아주머니로 불렸다.

톨스토이의 어머니는 톨스토이가 두 살도 되기 전에 죽었다. 막내 딸 마리야를 낳은 직후였다. 톨스토이의 아버지도 톨스토이가 아홉 살 때 뇌일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4남 1녀 자녀들은 졸지에 고아가 된 것이다.

남은 아이들을 자식처럼 보살핀 것이 바로 타치야나 아주머니였다. 타치야나 아주머니는 1795년 생으로 톨스토이 아버지와 동갑이었다.

톨스토이의 모친이 죽은 후 톨스토이의 아버지는 타치야나에게 청혼을 했다. 자신과 결혼해 아이들에게 어머니를 대신해 주고 결코 그들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타치야나는 첫 번 째 결혼하자는 제안은 거절했지만 두 번째의 것은 자신이 살아있는 한 실행하겠노라고 약속했다.

타치야나 아주머니는 톨스토이의 아버지가 죽은 후에도 자신이 약속한 대로 고아가 된 다섯 남매를 자기 자식처럼 지극 정성으로 보살폈고 아이들도 잘 따랐다. 톨스토이는 네 형제 중 막내였다.

톨스토이는 카프카스에서 군 복무를 할 때를 비롯해 외지에 나가 있을 때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듯 타치야나 아주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톨스토이는 세상 떠나기 4년 전인 1906년에 발표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란 글에서 타치야나 아주머니로부터 받은 영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첫째로 아직 유년 시절 적에 그녀는 나에게 사랑의 정신적 즐거움을 가르쳐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나에게 말로 가르친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 전부로 나에게 사랑을 감염시켰다. 나는 사랑한다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는지를 보았고 느꼈으며, 그리하여 사랑의 행복을 깨달았다. 이것이 첫 번째의 영향이다.

두 번 째의 영향은 그녀가 나에게 아등바등하지 않는 고독한 삶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 나는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특히 가을과 겨울의 기나긴 저녁을 그녀와 함께 보냈던 나의 독신 생활을 회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숱한 가을과 겨울의 기나긴 저녁은 나에게 있어서 경이로운 회상으로 남았던 것이다."

여기서 독신 생활이란 톨스토이가 34세에 결혼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 같다. 결혼 전에 많은 시간을 타치야나 아주머니와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 물론 결혼 후에도 톨스토이 부부와 타치야나 아주머니는 같은 집에서 살았지만,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회상이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톨스토이는 과거 자신이 타치야나 아주머니에게 돈에 대해 인색하게 군데 대해 크게 후회한다.

“그녀(타치야나 아주머니)는 자기 방의 여러 가지 그릇 속에 단 것 –말린 무화과, 당밀과자, 대추야자 등등을 담아 두기를 좋아했다. 그러한 단 것을 살 돈을 (달라고 했을 때) 내가 몇 차례나 거절하며 그녀에게 주지 않았던 것, 그녀가 그럴 때마다 슬프게 한숨을 토하며 말이 없었던 것을 나는 잊을 수 없으며 양심의 가책 없이는 회상할 수 없다. 정말이지 나는 돈에 인색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에 와서 그녀에게 거절했던 것을 무서움 없이는 회상할 수 없다.”

톨스토이는 타치야나 아주머니가 자기에게 단 것 살 돈을 달라고 한 것은 아주머니 자신이 먹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톨스토이를 대접하기 위해서였을 터인데 그것을 거절했던 것을 기억할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했다. 톨스토이는 그 글에서 “그립고 그리운 아주머님,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톨스토이는 친 어머니와 다름없었던 타치야나 아주머니에게 젊은 시절 돈에 인색했던데 대해 수십년 후 크게 후회하며 용서를 비는 글을 남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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