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첫 ‘메가시티’인 부울경 특별연합이 19일 출범했다.

공식 명칭은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다. 메가시티란 행정구역은 구분돼 있으나 생활·경제권이 연결돼 있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거대도시를 말한다. 행정안전부가 18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승인해 19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이 전국으로 논의가 확산돼 국가 균형발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우선 부울경 특별연합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넘겨 받은 21개 분야 126개의 초광역 사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현재 776만명의 인구를 오는 2040년까지 1000만명으로, 275조원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491조원으로 각각 늘린다는 계획이다.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기 위한 광역철도 구축 사업에 나서 현재 3개 시도 간 최대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를 1시간 이내로 단축하려 하고 있다.

앞으로 부울경특별연합은 특별연합의회 구성과 이를 통한 특별연합 단체장을 선출해 본격적인 초광역행정 업무에 들어간다.

이번 부울경 특별연합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속에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이, 지역에서는 청년들의 지방탈출과 고령화, 궁극적으로 지방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감 때문이다. 초광역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주요 기업들의 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방정부를 지켜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이 과정에서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한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반론 등 진통도 수반됐다. 그럼에도 광역단체간 메가시티는 우리나라가 처한 인구 등의 경제환경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실험적 도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울경 이외에도 대구·경북, 충청권(충북·충남·대전·세종), 광주·전남에서 특별지자체 설치가 오래전부터 논의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전북 남원·장수, 전남 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 경기남부 8개 시(용인·성남·수원·안성·이천·평택·화성·오산시, 경기남부연합)등 적지 않은 기초단체들도 광역화로의 전환을 모색중이다.

이번 부울경 특별연합을 계기로 기존 기초와 광역을 뛰어넘는 지자체의 광역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 이를위해 정부는 첫 출항하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지역균형발전 사업의 선도적 모델로 삼아 예산과 행정 등에서 섬세하고 의미있는 획기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또 국회와 함께 기존의 시·도경계를 넘어서는 광역행정에 맞춘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2100년 이전에 현재의 인구가 반토막이 날 것이라는 비상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가운데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인구는 2019년 1월 49.81%였지만 2020년 처음으로 50%에 도달했고 2021년 1월에는 50.26%로 수도권 집중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대로 놔두면 고령화와 함께 지방위기는 불 보듯 뻔하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방위기를 풀어가는 중요한 시험대다. 단순히 지역광역화 만으로는 안된다. 행정은 물론 주거와 일자리 교육 교통 복지 등 여건이 수도권 못지않아야 한다. 특히 청년이 지방에 머물 수 있는 보다 입체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윤석열 차기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추진 의지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