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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노예제 반성"…1천200억원 기금 조성해 역사바로잡기

총장 "부도덕한 관행에서 혜택"…흑인대학 학생 지원 등 검토

김다원 기자 | 기사입력 2022/04/27 [07:37]

하버드대 "노예제 반성"…1천200억원 기금 조성해 역사바로잡기

총장 "부도덕한 관행에서 혜택"…흑인대학 학생 지원 등 검토

김다원 기자 | 입력 : 2022/04/27 [07:37]

▲ 하바드 대학 도서관(구글 무료 이미지)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사학 하버드대가 26일(현지시간) 노예제도에 연루됐던 역사를 반성하면서 1억 달러(약 1천255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로 했다.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모든 재학생과 교직원,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기금을 노예제와 인종차별의 유산으로 생긴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 격차를 메우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배카우 총장은 "노예제와 그 유산은 400년 넘게 미국인의 삶의 한 부분이었고, 하버드는 매우 부도덕한 영속적 관행으로부터 일정 부분 혜택을 누렸다"면서 "계속되고 있는 그 영향을 추가로 바로잡는 작업을 위해 앞으로 몇 년간 우리의 지속적이고 야심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카우 총장은 이메일에서 법률 역사학자이자 헌법 전문가인 토미코 브라운-나긴 교수가 이끄는 '하버드와 노예제의 유산 위원회'가 펴낸 100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매사추세츠주에서 노예제가 금지된 1783년 이후에도 하버드대가 노예무역과 노예와 관련된 산업으로부터 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하면서 흑인 학생을 배제하고, 인종차별을 옹호한 학자들을 받아들였다고 꼬집었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하버드대에 노예제 폐지와 민권운동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대학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고등 교육기관으로서 인종적 억압과 착취를 영구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노예들의 후손에게 "그들의 역사를 회복하고, 힘을 실어주는 지식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버드대에서의 교육 등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서 저자들은 권고했다.

 

아울러 하버드대가 여름 학기 프로그램을 마련해 흑인 대학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하버드대 학생과 교수진을 이들 흑인 대학에 보낼 것도 권고했다.

 

이날 발표에 과거 하버드대 로스쿨 설립 자금을 댄 아이삭 로열 주니어 가문의 노예였던 한 여성의 후손인 데니스 로이드(74)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대가 노예제와의 연관성을 인정하고 아이비리그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 및 교육 자원을 확대하기로 한 데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에 앞서 브라운대, 조지타운대, 프린스턴신학대 등 미국의 다른 대학들도 노예 문제를 반성하고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한 재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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