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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야~기분 좋다" 文 "해방됐다"…닮은듯 다른 귀향길

盧 "저같은 정치인 많았으면"…文 "잊혀진 사람 되고 싶다"

김진태 기자 | 기사입력 2022/05/10 [22:58]

盧 "야~기분 좋다" 文 "해방됐다"…닮은듯 다른 귀향길

盧 "저같은 정치인 많았으면"…文 "잊혀진 사람 되고 싶다"

김진태 기자 | 입력 : 2022/05/10 [22:58]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나란히 '시골 생활'을 택한 두 전직 대통령의 닮은 듯 다른 귀향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 지지자 환호 속…盧 "기분 좋다"·文 해방 됐다" 홀가분한 심경

노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친 뒤 2008년 2월 25일 오전 후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낙향했다.

 

서울역에서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을 중심으로 환송회가 열렸고, 봉하마을에 도착해서는 주민들이 참석한 환영식이 마련됐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10일, 이번에는 문 전 대통령이 '친구'였던 노 전 대통령처럼 퇴임 대통령으로 귀향 열차에 올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마련된 사저로 향했다.

 

문 전 대통령도 서울역에서 환송행사를 했고, 사저 앞에서는 지지자와 주민들 앞에서 퇴임 소감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다수의 정치인과 지인들이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를 채웠다는 점, 서울역 앞 환송회와 사저 앞 환영행사에서 많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는 점도 두 전직 대통령의 공통점이다.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모두 퇴임 소감에 대해 '홀가분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놨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주민들을 향해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말한 뒤 주위가 조용해지자 "야, 기분 좋다"라는 말을 크게 외쳐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앞에서, 경유지로 들른 울산 통도사 역에서, 마지막으로 양산 사저 앞에서 세 차례나 "나는 해방됐다"고 소회를 밝혔고 역시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모두에게 재임 기간 짊어진 정치적 부담이 얼마나 압박으로 작용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 盧 "저같은 정치인 많았으면"…文 "잊혀진 사람 되고 싶다"

두 전직 대통령의 귀향길에는 다른 점도 많다. 가장 결정적 차이는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기차 내에서 기자간담회까지 자처할 정도로 정치적 메시지를 꾸준히 낸 반면, 문 전 대통령은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우선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열차 간담회에서 차기 정부를 향해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보다는 창조적인 정책을 해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저 앞에 도착해서는 주민들을 향해 "나는 분명히 자기의 개성을 갖고 대통령이 됐다. 노무현식 정치를 했다"며 "앞으로 저같은 정치인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이후 주민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퇴임한 해 9월에는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을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길을 택했다.

 

반면 그동안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언급을 되풀이해 온 문 전 대통령은 고향으로 향한 이날도 차기 정부에 대한 메시지나 정국 현안에 대한 메시지는 내지 않는 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은 대신 "이제 평산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사도 짓고, 막걸리 잔도 한잔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그러면서 잘 어울리면서 살아보겠다", "책도 보고 음악도 들으며 마음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 등의 언급만 내놨다.

 

또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주민들을 만나 메시지를 내거나 혹은 정치적인 사안에 의견을 개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문 전 대통령 참모들의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전 대통령 역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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