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투자은행 "내년 한국경제, 1% 성장도 위태"씨티 등 9개 IB 전망치 평균 1.1%…노무라는 -1.3% 예상하기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 2%대 중반에서 내년 1%대 초반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대에서 내년 3%대로 떨어지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대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 주요 IB 내년 한국 성장률 1.1% 전망…1개월새 0.3p 하락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9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집계됐다.
10월 말 기준 9개 투자은행의 전망치 평균(1.4%)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0.3%포인트(p) 하락했다.
기관별로는 BoA-ML가 내년 우리 경제가 2%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봐 IB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HSBC가 1.5%, 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JP모건 각 1.4%, 바클레이즈 1.3%, UBS 1.1% 등의 순이었다.
씨티는 내년 한국 경제가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노무라증권은 -1.3%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말과 비교하면 UBS는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무려 1.7%p 낮췄고, 크레디트스위스는 0.8%p, 노무라는 0.6%p 각각 내려잡았다.
노무라는 내년 주택가격 하락과 금융여건 악화로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며 한국 성장률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UBS는 우리 생산과 수출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등 테크 부문에서 다운사이클에 따른 부진을 예상했다.
반면 9개 투자은행들은 우리 경제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10월 대비 전망치를 0.1%p 상향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 남경옥 부전문위원은 "11월 일부 투자은행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큰폭 내려잡으면서 평균이 하락했다"면서 "투자은행들은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우리 경제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5.1%를 찍은 뒤 내년 3.1%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말 당시 전망과 비교하면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 모두 0.1%p 내려갔다.
BoA-ML이 내년 3.8%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대부분 기관은 3%대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다.
다만 HSBC(2.7%)와 노무라(2.0%)는 다시 2%대 물가 상승률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지난해 4.9%에서 올해 1.9%로 급락한 뒤 내년에도 2.2%로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미국 경제 제자리 걸음…유로존은 뒷걸음질"
바클레이즈·BNP파리바·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노무라·UBS 등 8개 투자은행의 11월 말 기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올해 3.2%, 내년 2.0%로 집계됐다.
올해 전망치는 10월 말 대비 0.1%p 올라갔지만 내년 전망치는 0.3%p 떨어졌다.
투자은행들은 미국과 유로존의 소비 관련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통화긴축 여파, 유럽 에너지 위기 등 하방요인이 상존해 내년 글로벌 경기둔화를 예상했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1.9% 성장한 뒤 내년에는 0.2%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올해 3.2% 성장한 뒤 내년에는 마이너스(-0.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가격 하향 안정, 소비자신뢰지수 상승 등 단기전망의 소폭 개선에도 소비 위축과 교역 악화 등으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중 완만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일본 경제 성장률은 올해 3.1%와 1.5%에서 내년 4.6%와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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