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선 넘었다" vs "과민 반응이다"…최근 OTT 예능을 둘러싼 잡음

쿠팡플레이 'SNL', 고데기 학교폭력 장면 희화화해 논란
넷플릭스 '피지컬 100'도 남녀 몸싸움으로 입방아 올라

김근식 기자 | 기사입력 2023/02/04 [09:22]

"선 넘었다" vs "과민 반응이다"…최근 OTT 예능을 둘러싼 잡음

쿠팡플레이 'SNL', 고데기 학교폭력 장면 희화화해 논란
넷플릭스 '피지컬 100'도 남녀 몸싸움으로 입방아 올라

김근식 기자 | 입력 : 2023/02/04 [09:22]

▲ 넷플릭스 '피지컬:100'. [넷플릭스 제공     ©운영자

 

학교폭력 희화화부터 과격한 남녀 간 몸싸움까지.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예능들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4일 방송가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3'은 학교폭력을 희화화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달 28일 '더 칼로리'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영상은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의 복수극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패러디했다.

'더 글로리'에서는 고등학생이던 문동은(정지소 분)이 동급생 박연진(신예은) 등 가해자들에게 '열 체크' 명목으로 뜨겁게 달군 고데기로 지져지는 등 학교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SNL은 박연진 역에 배우 주현영, 문동은 역에 코미디언 이수지를 내세워 '더 글로리'에서 그려진 피해자의 신체를 쥐포로 대체해 표현했다.

주현영이 쥐포를 고데기로 지지면 '뚱뚱하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이수지는 "지금 먹어야 하는데"라고 외치며 고통스러워한다.

쿠팡플레이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더 칼로리' 요약 영상 클립은 업로드된 지 3일 만에 조회 수 2만 회를 기록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재밌다'는 평과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루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더 글로리'의 고데기 열 체크 장면은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실제 학교 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만큼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학교폭력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고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어디가 웃기고 재밌다는 건지 모르겠다", "단단히 선 넘었다" 등 날 선 비판이 나왔다.

SNL의 또 다른 코너인 'MZ오피스'도 마냥 웃으며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MZ오피스'는 한 사무실 안에서 MZ세대와 다른 세대의 갈등을 과장해서 그려내는데, MZ세대 신입 사원들이 궂은 심부름을 선배에게 떠넘기고, 문해력이 부족해 업무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 등을 담는다.

풍자의 대상이 된 MZ세대 사이에서는 웃기고 공감된다는 반응과 함께, 사회 초년생을 일반화해서 조롱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특히 '여자들의 기 싸움'을 주요 소재로 삼는 것이 성차별적 인식을 강화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도 최근 남자 출연자가 대결 도중 무릎으로 여자 출연자의 가슴을 누르는 장면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피지컬: 100'은 전·현직 국가대표, 격투기 선수, 보디빌더, 경찰·소방관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피지컬 최강자' 100명이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는 예능이다.

공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1:1 데스매치'에서 한 남성 격투기 선수는 여성 보디빌더를 대결 상대로 지목하는데, 상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성 출연자의 가슴 부위를 무릎으로 찍어 누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내보내 졌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해당 장면은 성별 갈등으로 번졌다.

일각에서는 남성 출연자의 스포츠맨십이 부족했다는 목소리와 함께 과격한 제압을 제지하지 않고 방치한 제작진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다른 쪽에서는 '피지컬만 놓고 대결하는 건데 성별을 들이밀지 말자'는 반응이 나왔다.

방송 심의 등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TT 예능 프로그램들은 TV 예능보다 더 과감한 시도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OTT 예능을 둘러싼 논란들은 보는 시각에 따라 선 넘은 잘못 혹은 일부의 과민 반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대중의 보는 눈이 한결 날카로워졌다는 점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TV에 비해 OTT 예능 프로그램들은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이 훨씬 덜하며"며 "그렇기 때문에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는 다양한 시도가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포토/영상
이동
메인사진
무제2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