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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내가 최고" 네이버의 자신감…국내 AI 생태계 이끌까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로 원천기술·인프라·서비스 기반 확충
챗GPT 등 글로벌 AI의 한국어능력 개선여부가 관건…"이종산업과 추가협력 가능성"

송승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05 [08:29]

"우리말은 내가 최고" 네이버의 자신감…국내 AI 생태계 이끌까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로 원천기술·인프라·서비스 기반 확충
챗GPT 등 글로벌 AI의 한국어능력 개선여부가 관건…"이종산업과 추가협력 가능성"

송승환 기자 | 입력 : 2023/03/05 [08:29]

▲ 네이버 데뷰에서 '하이퍼클로바X' 발표 계획 밝히는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최근 초대규모 인공지능(AI) 신기술 '하이퍼클로바X'를 야심 차게 공개하며 강조한 특징은 두 가지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으면서도, 챗GPT 등 외국 AI와 비교해 수천 배 수준으로 한국어를 더 잘 할 수 있어 한국 상황에 가장 잘 맞는다는 게 네이버가 내세우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토대로 초대규모 AI를 주도하고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국내 초대규모 AI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업계 호응을 바탕으로 외국 AI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 국내 최대 규모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23' 기조연설을 통해 하이퍼클로바X를 처음 소개했다.

이는 2021년 5월 발표한 국내 최초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에 맞춤화 기능을 더해 사용자가 요구하는 응답을 즉시 제공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정식 공개 시점은 오는 7월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개인과 기업, 국가 등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개발 인력이나 인프라 없이도 누구나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목적에 최적화된 AI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네이버 검색에 접목한 '서치GPT'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수년 전부터 키워 온 초대규모 AI 원천 기술과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솔루션 등 인프라를 비롯해 실제 서비스를 갖췄다고 자신한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보유한 사업자가 자사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하이퍼클로바는 코딩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노코드 개발 프로그램 '클로바 스튜디오'를 베타 서비스로 제공한다. 지난해 2월부터 누적 1천여 개 업체가 사용 신청을 했고, 이 중 500여 곳이 실제 서비스에 활용했다.

챗GPT가 일으킨 세계적 열풍에 경쟁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를 비롯해 통신사, 스타트업 등 다수 기업이 앞다퉈 초대규모 AI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에서도 네이버가 여유를 보일 수 있는 배경이다.

한국 문화, 산업에 가장 잘 맞는 초대규모 AI라는 점도 네이버가 내세우는 하이퍼클로바X의 강점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를 6천500배 더 많이 학습했고, GPT-3의 1천750억 개보다 많은 2천4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췄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데이터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네이버가 초대규모 AI 활용을 원하는 고객에게 보내는 초대장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목표대로 이 기술을 상용화해 성공할지 판가름할 시험대는 챗GPT 등 외국 AI가 확보할 한국어 성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챗GPT 등은 현재 한국어 학습 데이터가 부족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로 추정되는 금액을 쏟아붓고 있고, 구글도 대항마인 AI 챗봇 '바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거대 자본을 투입해 한국어 학습량을 늘린다면 네이버가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오픈AI가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모델 GPT-4가 챗GPT에 적용된다면, 현재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는 이에 맞서 우선 삼성전자와 손잡고 AI 반도체 개발 경쟁에 뛰어드는 한편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해 운영 비용 절감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연산과 학습, 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경량화 AI 반도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동시에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통해 효율적·안정적으로 솔루션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가 더욱 견고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에 이어 다른 분야 기업들과 함께 초대규모 AI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같은 IT 기업보다는 이종 산업 간에 협력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한국 초대규모 AI 산업 생태계의 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술과 국내 후발주자들의 공세를 막아내며 자체 기술 경쟁력을 국내외에서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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