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를 자원 개발과 동일시하는 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카네기과학연구소 패멀라 콘래드 박사는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서 우주탐사 윤리 관련 패널 행사를 앞두고 이러한 주장을 내놨다. 콘래드는 "인류는 우주에서 자원을 얻거나 빼앗기보다 '순수한 탐험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 누가, 또는 무엇이 있든 간에 탐사와 개발을 동일시하는 태도는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며 "식민주의를 영속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식민주의적 태도는 다른 이들이 우주와 지구에서 탐사할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콘래드의 설명이다. 일례로 전문가들은 저궤도 위성과 도시를 감싸는 조명이 천문학자의 새로운 발견과 별 관측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별 관측의 경우 일부 전통과 지식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이를 방해하는 건 사실상 '문화적 학살'(cultural genocide)에 해당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캐나다 메모리얼대 힐딩 닐슨 박사는 캐나다 원주민들을 예로 들며 달의 훼손은 그들의 문화와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우주 미션과 식민지화의 관점으로 달을 바라볼 때 달은 그저 정복될 죽은 물체지만 원주민들은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에서 실제 채굴 등의 개발을 수행하게 된다면 "누군가에게는 해로운 방식을 통해 식민주의를 역사를 응원하는 건 아닌지" 물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달을 비롯한 우주 행성에서의 '식민지 건설'은 식민지 역사를 미화할 뿐 아니라 우주 식민화의 부정적 영향도 무시하는 태도라고도 비판했다. 콘래드 박사는 식민주의를 대체할 관점으로 미국 SF 시리즈 '스타트렉' 속 탐사 지침을 언급하기도 했다. 스타트렉에서는 우주 함대 스타플릿의 최우선 지령 '프라임 디렉티브'를 통해 다른 행성의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발전에 대한 간섭을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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