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계 1위…쇼트트랙 박지원, 세계선수권 1,500m 우승최민정은 여자 1,500m 은메달…라이벌 스휠팅에게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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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간판 박지원(26·서울시청)이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박지원은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2분17초792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4번째 레인에서 출발한 박지원은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는 잠시 뒤로 밀렸지만, 결승선을 9바퀴를 남기고 속력을 높여 2위 자리를 꿰찼다.
6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올라선 박지원은 속력을 올리며 레이스를 끌고 갔다.
박지원은 2바퀴를 남기고 더욱 속력을 끌어올렸다.
베테랑 스티브 뒤부아(캐나다)가 끝까지 추격했지만, 박지원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2022-2023 ISU 월드컵 1~6차 대회에서 금메달 14개를 획득해 개인 종합 1위에 오른 남자 대표팀 간판이다.
그는 이날 오전에 열린 남자 500m 패자부활전 출전을 포기하며 주 종목인 남자 1,500m에 집중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홍경환(고양시청)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이준서(성남시청)는 파이널 B에서 2위를 기록했다.
홍경환과 이준서는 같은 날 열린 남자 500m에서도 탈락해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같은 날 열린 여자 1,500m에서 2분31초44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결승에서 만난 '라이벌'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과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으나 끝내 1위 자리를 뺏진 못했다.
최민정은 이어 열린 여자 500m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심석희(서울시청), 김길리(서현고)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여자 500m 우승은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가 차지했고, 은메달은 스휠팅이 거머쥐었다.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은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노렸으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는 남자 500m 결승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친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금메달 획득을 확신한 듯 기뻐했으나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트랜스폰더(기록측정기)를 착용하지 않고 뛴 사실이 밝혀지면서 메달을 놓쳤다.
ISU 규정에 따르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발목에 기록을 측정하는 트랜스폰더를 착용한 채 뛰어야 하고, 이를 달지 않으면 실격 처분을 받는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를 통해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을 노렸으나 메달 레이스 첫날 고배를 마셨다.
그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19년이다.
그는 2019 세계선수권대회 직후 동성 동료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그 길로 중국으로 귀화했다.
남자 500m 우승은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이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열린 여자 3,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모두 조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진출했다.
계주 메달 레이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목동 아이스링크엔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입장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빙상 팬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온라인 판매분 약 2천500장이 매진됐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동계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로 국내에서 열린 건 2016년 서울 대회 이후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