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에도 챗GPT 바람…지자체마다 다양한 활용방안 모색연구모임·TF 속속 구성…관련 기업 위한 '500억 펀드' 조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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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발달장애인 경기도창작단',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송', '경북연구원 정책지원 챗GDI'
챗GPT를 위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지방행정에도 불고 있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전문가 강연, 연구 모임, TF 구성에 나서고 있고, 정책보고서 작성 등 업무와 장애인복지 등 정책에 활용하는 등 접목 분야를 넓히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달 20일 장대익 가천대 교수,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등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GPT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김동연 지사는 챗GPT-4가 작성한 포럼 개회사를 낭독한 뒤 "GPT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GPT와 함께할 미래를 가장 먼저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2월 27일 '사례로 배우는 챗GPT 활용법 강연회'를 열었다.
김재원 엘리스 대표가 사례를 중심으로 한 챗GPT 사용법을 설명한 뒤 국내외 동향과 전망 등을 발표했다.
인천시는 3일 공무원을 대상으로 챗GPT에 대한 이해와 업무 활용 방안 특강을 진행하고 공공 분야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등의 사례를 공유했다.
포럼과 강연 외에 연구 동아리도 속속 구성돼 GPT 행정을 준비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월 조원갑 자치안전실장을 단장으로 관련 전문가와 민원팀 직원 등이 참여하는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챗GPT에 접속해 담당 업무와 관련 있는 질문과 답변 등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챗GPT에게 물었다'라는 시리즈를 정리, 도청 직원들과 공유하고 데이터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의 연구 동아리인 시정발전모 중 하나인 윙치크(6명)는 챗GPT를 포함, 행정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 주제로 선정해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GPT TF'를 구성하고 지난달 31일 가동에 들어갔다. 관련 실·국장, 공공기관장, 민간전문가로 이뤄진 싱크탱크 그룹과 총괄·지원, 도민 기회, 산업 기회, 행정혁신, 공론·입법 등 실무 추진 5개 분과로 이뤄졌다.
일부 지자체는 GPT 정책 활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비전도 내놓고 있다.
경기도는 발달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GPT 도민창작단' 시범사업을 벌인다.
장애인 단체(시설)와 연계해 전문 강사가 AI 활용 예술 교육을 진행하고, 장애인들의 디지털 또는 실물 예술 창작품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PT 도민창작단은 지난달 말 모집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다음달 말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경기도는 또 도내 인공지능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GPT 산학연관협의체'를 발족하고, GPT 관련 유망 새싹기업 등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미래성장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도가 5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450억원을 민간에서 유치하는 방법으로 하반기에 펀드를 만들어 투자할 예정이다.
경북도의 싱크탱크인 경북연구원은 지난달 7일 정책지원 AI 서비스 모델인 'ChatGDI(http://chatgdi.kr)'를 개발해 공개했다.
챗GDI는 챗GPT를 경북도에 맞게 바꾼 AI 챗봇으로 지방 정부 정책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정리해서 제공한다.
부산시는 지난달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로 2030부산엑스포 유치 응원송 '웰컴 투 월드 엑스포(Welcome to World EXPO)'를 공개하고 본격 홍보에 나섰는데, 챗GPT를 활용해 2030부산엑스포에 대한 핵심 키워드를 가사에 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자체마다 서둘러 GPT 행정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기업 기술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지방정부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데 대해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공공에서 나서는 만큼 인공지능 시대 법령 개선과 사회윤리 문제 등에 대한 해법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남도도 지난달 초 엠지(MZ)세대 공무원, 민원 업무 담당자, 인공지능 전문가 등 30명이 참여하는 TF를 꾸리고 민원 서비스 개선, 정책 아이디어 발굴에 나섰다.
이와 관련 경기도 이원재 정책보좌관은 "챗GPT 등 AI 시대 도래에 따른 입법 연구를 진행하고 연구포럼·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공론화 과정도 추진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해 행정에 접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