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 효녀 심청을 기리는 심청각과 효녀 심청 상(像)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심청은 실존 인물이 아니라 설화 속의 인물이다. 백령도는 북한 땅인 황해도 장산곶에서 남쪽으로 17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데,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효녀 심청이 공양미 3백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다. 인당수는 옛부터 물살이 세기로 이름난 곳이다. 심청은 공양미 3백석을 부처님께 바치면 봉사인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항해의 안전을 위해 용왕에 바칠 처녀 제물이 필요한 뱃사람들에게 그 값에 자기 몸을 팔고 거친 인당수에 뛰어든다. 심청각은 인당수를 멀리 내려다보는 이 섬 북서쪽의 높은 언덕위에 세워져 있으며 그 앞에 심청이 거센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형상의 효녀심청 상(像)이 서있다. 백령도 남쪽에 있는 연봉바위도 효녀 심청의 설화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진 사연에 감동한 용왕이 심청을 연꽃에 태워 다시 바다위로 보냈는데, 그 연꽃이 바로 백령도 남쪽 연화리 앞바다에 있는 연봉바위 근처에 떠올랐다는 것이다. 심청전은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대, 작가 미상의 우리 고전 소설이다. 심청전의 배경이 된 황주가 중국 송나라 시대의 지명이라는 등 여러 이설이 있으나 대체로 황해도 황주와 인당수가 소설의 배경으로 알려져 있다. 심청전은 뱃사람들이 임금에게 바친 연꽃에서 나와 왕비가 된 심청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전국의 봉사들을 모으는 봉사 잔치를 벌이며 이 자리에 온 심봉사는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을 만나자 반가움과 놀라움에 눈을 번쩍 뜨게 된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고난과 불행을 넘어서서 새로운 행복한 세상을 맞는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북한 땅을 바라보는 백령도에 서 있는 심청각과 효녀 심청 상은 백령도를 알리고 효심을 일깨우기 위해 세워졌지만 심청전의 해피 엔딩처럼 남북이 불행한 분단의 시대를 극복하여 새로운 평화와 통일의 행복한 시대를 하루 속히 맞기를 갈망하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이 산)(*)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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