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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들과 살날 들

김종우 | 기사입력 2014/11/29 [15:08]

살아온 날들과 살날 들

김종우 | 입력 : 2014/11/29 [15:08]

달력이 딱 한 장 남을 때면 어느새 일년이 지났는지 허망하기 까지 합니다.
세월 가는 것은 나이 먹는 것과 정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10대 때는 왜 그리 시간이 안 가는지 내일을, 내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시간은 가속도가 붙어 눈깜짝할 새 흘러 벌써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습니다.
나뭇잎이 우중충하지 않고 곱게 물들어야 가을단풍이 아름답듯,
우리네 인생도 곱게 물들어야 황혼이 아름다운데 아직도 욕심의 구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어떤 색이 나올지 걱정입니다.
해가 저물어 가면서 앞으로 내가 살날이 얼마나 될까 대충 달수로 쉽게 계산
해봤습니다.
나의 경우 만약 15년을 더 산다고 가정 하면 앞으로 180개월 남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남은 시간은 눈 감고 다시 뜰 시간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크게 실망하고 상실감에
한숨 쉬기도 했습니다.
마음속에 세웠던 목표가 너무 높고 힘들었던 것을 미쳐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숨 쉴 날이 눈 깜짝할 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망각의
늪을 헤맸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질문은 원초적으로 돌아갑니다.
세상이치에 따라 주변을 정리할 즈음이면 더욱 그러합니다.
남은 시간을 잘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해 봅니다.
우선 내 몸을 새털 보다 더 가볍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황하는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을 접어야 합니다.
모든 상황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신이 방황하지 않고 답답한 일을 당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남은 길이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아야 합니다.
거짓으로 나를 치장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살지 말아야 합니다.
탄식이 나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냥 나를 타고 너머가게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앞으로 살 날이 일수로는 그래도 꽤 되니까요.
황혼을 아름답게 물들이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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