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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찬가

김종우 | 기사입력 2014/12/03 [15:39]

겨울찬가

김종우 | 입력 : 2014/12/03 [15:39]

이번에 계속된 강추위로 오랜만에 겨울다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엊그제 닥친 첫 추위는 오랜만에 맛보는 쨍한 추위였습니다.
어릴 적에는 더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하고 들어붙었습니다.
코를 잡았다 놓으면 콧구멍이 달라붙습니다.
손등이 터서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불려 깨끗이 씻고 글리세린을 바랐던
기억도 납니다.
그 때는 스케이트 날로 만든 썰매가 철사로 만든 썰매로부터 부러움을 많이 사기도
했습니다.

아침 세수를 하려면 특별히 데운 뜨거운 물 한 바가지에 찬물을 타서 아껴쓰는등
뜨거운 물이 최고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자다가 일어나 새벽녘에 졸린 눈을 비비며 연탄불 갈아 본 기억이 있는 분들은
그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 입니다.

옛날 집들은 왜 그리 웃풍이 센지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귀가 시려웠습니다.
이때쯤이면 아랫목에 이불을 깔아놓고 식구들대로 이불 속으로 발을 들이밀고
정담을 나누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정겹고 소중한 기억들입니다.
요즘은 난방시설이 워낙 잘되어있고 겨울옷의 품질도 뛰어나
벌벌 떨면서 겨울을 지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겨울철 정경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흰 눈이고 다음은 앙상한 가지입니다.
그 가지위에 지어진 까치집 그리고 그 위를 날고 있는 한 마리 까치는 겨울 엽서에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주면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이 들린다고 합니다.
반세기만에 세상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은 해마다 겨울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은 겨울철에 훅하고 불면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입김 같습니다.
잠깐 보였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데 버둥대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겨울철 걸음은 흐느적거림이 없습니다.
모두가 총총걸음입니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는듯합니다.
겨울은 다른 계절과 같이 끈적거림이 없습니다.
화려함도 없습니다.
흑과 백으로 단순하게 표현됩니다.
칼 같은 냉정함이 있습니다.
겨울바람은 긴 여운을 남깁니다.
겨울은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어느 계절보다 설렘이 있습니다.
겨울이 그래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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