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김종우 | 입력 : 2015/01/11 [22:28]
“ 2분짜리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고 생각합니다.” “ 경우에 따라서는 5분짜리 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져 내릴 때까지 생각합니다.” “물론 중요 사안을 최종결정 할 때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두산의 박용만 회장이 몇해 전 “SBS 스페셜” 이란 프로에서 리더의 신중성에 대해 밝힌 것이 기억납니다. 그는 그의 집무실 책상에 2분짜리와 5분짜리 이렇게 두 개의 모래시계를 놓고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큰 결심을 해야 하는 조직의 리더에게 모래시계 활용을 적극 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모래가 떨어지는 시간이 불과 몇 분에 지나지 않지만 기다리는 동안 여러 차례 심경의 변화를 경험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리더가 결정할 때는 이같이 신중히 하고 행동은 민첩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 합니다. 또 리더가 되려면 일에 미쳐야 하고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이 중요 하다고 강조 합니다. 그는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 과장 3년 차장 7년 이렇게 밑바닥부터 경영 수업을 했습니다. 그런 탓에 지금도 젊은 직원들과 가끔씩 번개팅을 통해 자리를 같이 하고 허물 없는 대화를 나누곤 한다고 합니다. 출세를 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권위주위에 사로잡혀 초심을 잃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흔히들 출세를 하면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자기가 이세상에서 가장 잘 난 줄 착각하게끔 주변여건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귀를 틀어막고 오만 방자하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두 손에 욕심을 꽉 움켜잡고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칩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사악해지고 남을 깔보게 됩니다. 그는 이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화면에 비친 그런 그의 모습은 그래서 보기 좋았고 또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리더가 아니라도 내가 선택한 것이면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 결과가 실망으로 끝났다면 그것은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오기를 가지고 철저하게 다시 준비 해야 합니다.. 오기도 준비의 한 과정입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상처를 받으면 그 후유증이 오래 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오기와 모래 시계인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판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신과 원망을 잠재우기 위한 모래 시계입니다. 모래가 바닥나고 상처가 아물면 초심이 찾아 옵니다. 그리고 처음 출발선에 섰을 때의 마음을 되 찾을 수 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모래시계의 끝을 봅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