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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진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대한 성악계의 집단 비토

박홍규 기자 | 기사입력 2015/01/15 [15:27]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대한 성악계의 집단 비토

박홍규 기자 | 입력 : 2015/01/15 [15:27]

지난 2일 임명된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단장)에 대한 성악계의 ‘집단 비토(veto)’가 시작됐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성악가협회, 대한민국민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대한민국오페라포럼, 소극장오페라연합회,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등 굵직한 관련 단체들이 모여 비상대책위를 꾸렸으니 대표성을 지닌 셈이다.

비상대책위는 13일 오후 “묵과할 수 없는 최악의 인사다. 정부에 이해불가 입장과 함께 인사정책의 개선을 요구한다”라고 선언했다. 비대위는 또 14일 오후 ‘한국오페라 연대 결성’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연다. 발 빠른 행보다. 관련 부처에 대한 성악계의 불만과 불신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소프라노 한예진에 대한 ‘예술감독 임명 재고’ 요청은 내정 단계에서 줄기차게 이어졌다. “‘평범치 않은’ 사생활은 제쳐두고라도, 대한민국 오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를 위해 성악계에서는 대안으로 몇몇 인사를 추천했지만 거절당했고, 10개월 동안을 공석으로 비웠다가 임명을 강행한 처사가 분노와 더불어 집단적인 반발을 일으킨 것이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공석이 된 것은 지난 3월이다. 그후 이 자리에 몇몇 음악계 인사가 청와대 검증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기다렸지만 슬그머니 취소됐다.

해당 서류는 이미 교육문화수석실에서 위로 올려진 상태에서 무효화된 것이다. 누가 이같은 인사에 작용했는지 알 수 가 없다.

한편 이와 비슷한 ‘낙하산’ 인사가 지난해 12월 31일 영화계에도 ‘슬그머니’ 일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신임 위원장에 김세훈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가 임명된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계 주요 인사들은 ‘기대한 바가 없기에, 실망도 없다’는 뼈있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세훈 신임 위원장은 한국애니메이션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했었다.

공교롭게도 바쁜 연말연시에, 업계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두 인물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이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김종덕 장관은 2014년 8월 인사청문회에서 “사람과 돈 문제는 최대한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며 “공공기관장은 해당 분야 전문성과 도덕성을 고려해 선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아리랑TV사장과 한국저작권위원장에 ‘홍익대 라인’을 인선해 ‘괄목홍대(刮目弘大)’라는 새로운 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성악계와 영화계에 연거푸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한편 비슷한 시기인 12월 30일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사퇴해 눈길을 끈다. 그녀도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경영혁신을 위해 영입된 ‘낙하산’ 인사다. 그러나 서울시향에 분란을 일으켜 전 국민의 이목을 끈 후 스스로 사퇴하고 말았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지만,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인사 참사는 박근혜 정부의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이다. 김종덕 장관은 이번 ‘한예진 집단 비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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