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딸통법’이라는 법안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음란물을 다운 받으면 벌금 2000만원을 내야한다”와 같은 괴담들이 확대 재생산 되고 있으며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아청법(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비교하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으로 비난받고 있다. 국내 유명 포탈사이트의 웹툰 사이트에서도 “딸통법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라”는 내용의 웹툰이 올라왔고, 댓글란에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4180&no=77&weekday=tue)

 하지만 위 링크에서도 볼 수 있듯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속칭 ‘딸통법’이라는 법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시행처를 착각해 여성부를 욕하는 등 오해만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소문이 무성한 이 법안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음란물을 다운 받으면 잡혀간다?

 ‘딸통법’이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시행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네티즌들이 비하하여 부르는 말이다. 이 이름 긴 법안의 주요 골자를 정리해 보았다.

 △ 전기통신사업자가 음란물을 인식하는 조치, 음란물 검색 제한 및 송수신 제한 조치, 음란물 업로더에 대한 경고문구 발송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등록 취소 혹은 사업정지 9개월의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함

 △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수단 제공을 의무화하고 그 내용에 대해 청소년과 법정대리인에게 고지하고 차단수단 설치 여부를 확인하며 차단 수단이 삭제되거나 작동되지 않으면 이를 법정대리인에게 고지하도록 함

 즉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는 웹하드 운영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법안이며 다운로드를 한다고 해서 처벌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이 목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 아니다. 하지만 법안이 시행되면 웹하드 운영자들이 음란물 제한을 규제해야 되기 때문에 다운로드가 처벌 받지 않아도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음란물이 합법화 된 나라이다. 하지만 법에 지정된 음란물의 정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음란물보다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현재 웹하드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음란물들의 대다수가 불법이고, 네티즌들이 개정안 시행일인 4월 16일 이전에 외장하드에 음란물을 다운 받아 놓으려는 것도 호들갑은 아닌 것이다.

문제는 소통의 부족

 개정안 자체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정부는 그렇지 않다. 정부 법안에 ‘딸통법’이라는 민망한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오해를 받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에 단통법이나 아청법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 상에서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고 그 내용들은 대부분 괴담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국민들과 정부의 소통이 부족하게 된 것에 대해서 박근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들은 정부의 법안들이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좋은 취지를 가진 법안이 ‘딸통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갖게 된 것에 책임감을 느껴야한다. 출범 3주년을 맞이하는 박근혜 정부에게 국민과의 소통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