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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흘리는 눈물

김종우 | 기사입력 2015/11/09 [19:58]

영혼이 흘리는 눈물

김종우 | 입력 : 2015/11/09 [19:58]

지난 일요일에는 찔끔거리면서 내린 가을비 덕분에 바싹 말라가던 단풍이
모처럼 맑은 빛을 내며 가을을 수놓았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여서 더 많이 더 오래 내리기를 바랐습니다만
기대보다 너무 적어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은 아쉬움이 한 가지 더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일본과의 야구경기에서 단 한 점도 못 내고 완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치러보지 않았던 경기장의 컨디션 때문이라고 자위하면서
다음 경기에 기대를 해봅니다.
이날 경기를 알리는 시구는 박찬호 선수가 했습니다.
그는 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면서 영혼이 흘리는 눈물을 맛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추앙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현역으로 뛰던 때 지독한 부진 때문에 소속구단인 뉴욕양키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습니다.
자존심이 땅에 떨어지는 그 순간에도 그는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역경을 이겨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2007년 뉴욕 메츠와 트리플A 뉴올리언스에서 연달아 방출당한 적이 있는 박찬호에게는
세 번째 찾아온 시련이었습니다.
박찬호는 "3년 전의 경험 덕에 많이 놀라지 않고 바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내게는 많은 일들이 흘러갔었다. 이 또한 흘러 지나갈 것"이라고
담담하게 심경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시련은 성장의 기회다. 이 시련을 성장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겠다.
시련이 많은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고 합니다.
언제든지 기회는 있다면서 오히려 팬들을 달래고 재기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냈다고 합니다.
박찬호가 왜 세계적인 야구선수였는지 잘 나타내는 대목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되기도 하고 생각하기도
싫은 추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육신이 힘들었던 시절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집니다.
그러나 영혼의 눈물짓던 시절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아마도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영혼이 눈물짓던 시절이 아닌가봅니다.
마음의 상처는 치료가 힘듭니다.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평생가기도 합니다.
영혼이 눈물짓는 다는 것은 믿음과 확신과 사랑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혼이 방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혼이 눈물짓는 다는 것은 나의 부족함이 나의 기쁨을 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큰 슬픔에도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우는 노력을 더 해나가야겠습니다.
나를 낮추는 노력을 더 해나가야겠습니다.
세상이 겸손한 자를 깔보고 무시해도 그래도 더 낮춰야겠습니다.
박찬호와 같은 마음가짐을 곱씹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기도로 나를 찾아야겠습니다.
기도는 기쁨과 눈물의 호소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내 영혼에 감격과 진정한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영혼이 흘린 눈물을 닦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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