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나 음료에서 서로의 맛을 더 살려주고 부족한 맛을 보충해주는 관계를 흔히 마리아주라 한다. 결혼, 결합 등을 의미하는 마리아주. 그렇다면 커피의 결혼 상대로는 뭐가 있을까? 사실 커피는 케이크, 아이스크림, 도넛, 와플, 떡과 한과 등 수많은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최고의 결혼 상대는 초콜릿이 아닐까? 신들의 나무라는 뜻의 코코아로 만드는 초콜릿, 그리고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지만 매혹적인 음료 커피. 신과 악마의 만남, 그보다 더 매력적인 만남이 있을까? 최초의 블렌딩 커피인 모카자바는 초콜릿의 향미가 강한 모카 생두와 적당한 산미와 부드러운 보디감의 인도네시아 자바 생두가 어우러져 독특한 향과 맛을 내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또, 카페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 카페모카는 에스프레소와 초콜릿시럽, 스팀 우유를 함께 섞은 메뉴이다. 카페모카뿐 아니라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는 커피와 초콜릿을 결합한 다양한 신메뉴를 내놓는데, 특히 열량이 높은 초콜릿을 더하면 체온을 높여주기 때문에 겨울철이면 시즌 메뉴로도 많이 선보인다. 올겨울 '엔제리너스'에서는 에스프레소 2샷과 다크 초콜릿, 시나몬을 혼합한 '더블샷시나몬초코'를 선보였고 '할리스커피'에서는 초콜릿의 고장 벨기에산 다크 초콜릿의 풍미를 살린 '리얼벨지안초콜릿'을, '카페베네'에서는 스파이시한 너트메그와 다크 초콜릿, 커피를 혼합한 '카페피칸테'를 내놓았다.이처럼 커피와 환상 궁합을 자랑하는 초콜릿은 커피에 직접 넣어 즐겨도 좋고 따로 즐겨도 좋다. 커피의 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작고 진한 다크 초콜릿을 곁들여주는 커피 전문점이 많다. 또,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쌀쌀한 날씨에 어울리는 메뉴가 바로 비체린이다. 비체린은 에스프레소와 다크 초콜릿, 그리고 우유 거품으로 층을 내어 만드는 이탈리아 전통 음료이다. 먼저 녹인 초콜릿을 컵에 붓고 우유 거품을 따른다.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가는 줄기로 조심스럽게 따르면 밑에서부터 초콜릿-에스프레소-우유 순으로 층이 생긴다. 이렇게 만든 것을 절대 섞지 않고 마셔야 진정한 비체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우유 거품의 부드러움과 에스프레소의 진한 쓴맛을 음미하고 마지막으로 다크 초콜릿의 풍부한 단맛을 즐길 수 있다. 카페모카보다 초콜릿의 달콤함이 더 풍부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그 해답은 비체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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