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 위원회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으나 찬반 갈등이 격화돼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한수원 노조는 이사회 결정에 대해 전면 거부 선언을 하고, 15일 오후 1시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집회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노조위원장은 "이사회 의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이사들에 대한 배임,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14일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안건을 전격 의결했다.
이사회를 빨리 개최하는 것이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의 우려를 조속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사 일시 중단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정부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석달간의 공론화 활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국무조정실은 9명의 위원 선정 절차에 착수했고, 석달 뒤 시민 배심원단이 공사 완전 중단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찬반 갈등이 격화된데다 기간도 석달에 불과해 충분한 논의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독일은 탈핵 결정을 하는데 30년의 공론화 기간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그린피스 국제본부 제니퍼 리 모건 사무총장은 원전에 대한 논쟁은 수십년간 해왔기 때문에 3개월이 결코 짧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연구노동조합은 13일 "'책임성 있는 에너지'운운하는 원자력 학계 교수들은 국민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 제목의 성명을 내고 원자력 학계 교수들에게 자성을 촉구했다.
이 성명은 "촛불시민들이 우리 과학기술자들에게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가?' 묻고 있다"며 "정말 교수로서의 학자적인 양심이 있다면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면, '국가 경쟁력과 국민생활'을 운운하는 저열한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탈핵정책은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민주적 통제와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가름하는 시금석이다"며 "원자력 산업과 학계의 적폐를 일소하고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체계를 민주화하며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이라고 촉구했다.
또 "기술의 선택은 합리적이기보다는 경로의존적이며, 많은 경우 공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관련자들 간의 담합으로 결정된다. 핵발전과 관련된 문제는 원자력 산업계와 전문가들에게만 맡겨두기에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위험한 사안이다"며 "당장의 안전을 위협받는 시민들이 핵발전을 다루는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무지인가?"라고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