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낮 12시부터 13시 20분까지 본관 충무실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 병사 유가족, K-9 자주포 폭발사고 순직 병사 유가족, 석란정 화재 순직 소방관 유가족, AI 방역 순직 공무원 유가족, 토요일 근무 과로 순직 집배원 유가족, 화성 엽총난사 사건 순직 경찰관 유가족 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유가족들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헌신하는 분들의 생명과 복지도 함께 챙기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에 헌신한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예우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따뜻한 보훈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전사자·순직자 유가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것은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누구보다도 쓸쓸한 이들을 대통령으로서 위로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첫 인사는"안녕하시냐고 인사하는 것도 송구하지만 뵙고 싶었다"는 말이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국군의 날에 연평해전 역사가 담긴 참수리 357호에 올라 총탄 자국을 만지며 총탄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킨 아들들의 용감하고 장한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이 뭉클했다"며 "해전 당시 순직과 전사가 구분이 안 돼 법적으로 전사가 아닌 순직으로 처리됐는데, 제2연평해전은 남북교전이고 이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그 의미에 맞게 예우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때 예우 규정을 만들었으나 소급적용이 안 돼 국민성금으로 대신했다"며 "유가족들이 전사자 소급적용을 소망하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앞으로 마음을 모으면 가족의 소망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주포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군인 유가족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자주포 사고 유가족의 가슴에 남은 절절한 한도 잘 안다. 군인으로서 전사도 가슴 아픈 데 전투 아닌 사고로 어이없이 아들을 잃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며 "국가는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과 소방관, 방역업무 종사자, 집배원으로 봉사하다 순직한 것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해 생긴 일로, 인력을 늘려 부담을 줄이려고 하나 한편에서는 공무원을 늘린다고 비판해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추경에 예산을 반영했고 내년부터 인력을 늘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민족 최대 명절을 맞는데도 쉬지 못하고 찾아갈 고향, 정을 나눌 가족이 없는 분도 계시다. 여기 계신 분들도 명절 때마다 시리고 아프고 얼마나 서러우시겠나 싶다"며 "여기 온 사정은 다르지만, 동병상련의 한 마음일 것이다. 여러분 마음 빈 곳을 다 채울 수 없지만 잊지 않고 함께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려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다", "국가를 지키는 사람들 자존감을 높이는 보훈정책에 진심이 느껴져 감사하다", "가족 죽음이 헛되지 않게 잊히지 않게 국가와 사회가 기억해줬으며 한다", "가족도 국가 발전과 국정운영에 보탬되게 노력해 희생정신이 이어지게 하겠다" 등으로 화답했다.
이날 오찬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K9 자주포 폭발사고 순직병사,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순직 공무원, 토요근무 과로 순직 집배원, 화성엽총난사 사건 순직경찰 등의 유가족 33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행사가 끝나자 즉석에서 "기왕에 이렇게 오셨으니 시간이 되시면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고 가셨으면 좋겠다.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다"며 즉석에서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일일이 국무회의실과 접견실, 그리고 대통령 집무실까지 안내하며 함께 사진도 찍고 본관까지 나와 일일이 배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