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대해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지난 9월 17일에 이어 73일 만에 이뤄진 두 정상의 전화통화는 이번이 6번째다. 앞서 미국 정부는 "트럼드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에 대한 동맹국의 반응에 대해 논의했다"며 "양 정상은 북한의 최근 도발이 미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친 중대한 위협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이 무모한 핵개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비난을 재확인하면서 이 무기(핵무기)는 북한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데에만 기여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29일 오전 3시 17분쯤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새벽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화성-14형' 계열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3시17분경 평안남도 평성 일대서 동해상으로 불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면서 "탄종은 '화성-14형 계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7월 4일과 28일에도 각각 화성-14형을 발사한 바 있다. 합참 관계자는 "미사일을 발사한 지역은 평양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평성으로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발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 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미국 당국과 분석 중으로 동해상 방향으로 쏴 올린 미사일이 고도 4천500㎞·비행거리 960㎞를 기록한 것으로 일단 평가했다. 일본 NHK 방송은 “북한 발사체가 모두 3발로 아오모리현 앞바다 210㎞ 지점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언론 등은 이번 발사체가 고각으로 발사됐고, 미국 국방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초기 모델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이후 75일 만이다. 북한이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기지에서 추적 레이더를 가동하고 통신활동이 급증한 정황을 포착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음을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새벽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군 당국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은 이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오늘 오전 3시23분께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대해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지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이 이렇게 무모한 도발을 일삼고 있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의 지속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고,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또 "본인이 지속적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지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무력 도발 시 즉각 응징하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을 더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 연합방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억제하고, 도발 시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함께 "정부는 모든 나라들과 함께 안보리 제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 정부는 주요 계기마다 여러 차례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임을 강조했지만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오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되 긴장이 격화되어 불행한 사태가 발현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 나가겠다"며 "이번 도발은 미리 예고되었고, 사전에 우리 정부에 의해 파악되었습니다. 대비 태세도 준비해 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성원해 주시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청와대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3시 17분 북한이 미확인 발사체를 발사한 뒤 2분 만인 3시 19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1차 보고받았다. 이후 3시 24분 정 실장으로부터 2차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대통령 주재 NSC 전체회의는 지난 9월 24일 당시 미군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무력시위를 앞두고 열린 이후 두달여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정확한 종류와 궤도, 75일만에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감행한 이유 등이 집중 분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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