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1시간여만에 이를 수용했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정치에 나서겠다는 출사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윤석열 총장같이 핍박받는 입장에 있으면서 정치를 생각하지 않는 것도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토록 정치적 압력과 중상모략까지 받으면서 어찌 정치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그 바람에 윤석열은 전국적인 인물이 되었다. 박정희 군사 독재가 김대중, 김영삼이란 인물을 키웠듯이 문재인 좌파정권은 윤석열을 단시일에 정치적 인물로 키웠다. 윤석열은 양 김씨처럼 정치인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 정권은 그를 정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7월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당부했다. 참신한 주문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말장난에 불과한 것임이 드러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검찰이 정권비리수사를 벌이자 여권은 그를 쫓아내기 위해 윤 총장 가족에 대한 수사, 감찰, 징계 등 온갖 짓을 다했다. 윤석열이 정권에 의해 미운털이 박히기는 조국에 대한 수사가 그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윤 총장이 아니었으며 조국 일가의 그 파렴치한 범죄행위는 그대로 묻힐 뻔 했다. 정권의 지독한 압박과 비난에도 꿋꿋이 버티는 그를 향해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정권의 무시무시한 압력에 윤 총장처럼 대차게 저항한 검찰총장이 과연 이전에 있었던가? 윤 총장은 급기야 대권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어떨 때는 인기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그때부터 매우 당황했을 것이다. 검찰총장으로 끝날 사람을 대권 후보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은 여권이다. 여기에 제일 큰 공신은 말할 것도 없이 전 법무장관 추미애다. 추미애는 윤석열을 몰아내기 위해 갖은 모략을 다했으나 실패했다. 표독한 인상만 널리 남겼을 뿐이다. 어찌보면 윤석열은 현 정권에 의해 정치판에 내던져졌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나 대권까지 가느냐는 순전히 본인의 역량과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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