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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이나의 불행, 남의 일 아니다

세종경제신문 | 기사입력 2022/02/26 [15:13]

[사설] 우크라이나의 불행, 남의 일 아니다

세종경제신문 | 입력 : 2022/02/26 [15:13]
러시아군 전차 러시아군 전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사흘째인 26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과의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러시아군이 벌써 키예프까지 들이닥쳤으니 우크라이나군이 키예프를 얼마나 사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침공이 시작된 이래 북부와 동부, 남부 등 세 방향으로부터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 포위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와줄 동맹국도 없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경제제재를 취하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제재가 러시아군의 진격을 중단시킬 것 같지는 않다.

우크라이나는 고립무원의 상태로 강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결말이 뻔한 전쟁을 세계가 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벌인 카프카스 지역의 구 러시아 국가 조지아는 개전 4일 만에 항복했다. 전쟁의 패배로 조지아의 나토가입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의도도 2008년 조지아 침공 때와 다르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을 포기시키는 것은 물론 친 서방 지도층을 제거하고 친러세력으로 괴뢰정부를 세우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러시아에 밀착해 있는 벨라루스처럼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손아귀에 확실하게 넣음으로써 러시아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일 것이다. 푸틴의 장기집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서방측의 계속적인 경제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것은 미국 등 서방측이 어떠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에서 야반도주하듯이 철군하면서 허약함과 허술함을 노출시킨것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다. 미국 등 서방의 어느 나토 국가도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도와줄 명분이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우리의 입장은 매우 착잡하다. 군사적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함께 싸워줄 동맹도 없이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비참한 현실은 6.25 전쟁 3일 만에 인민군에게 서울을 빼앗긴 우리나라의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그래도 낙동강까지 밀렸던 우리나라는 미군 등 유엔군의 참전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었고, 그후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날과 같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꽤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

6.25 전쟁의 교훈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도, 또 세계 역사 속에서 우리가 보아온 모든 역사적 교훈이 다르지 않다. 작지만 강한 나라 이스라엘은 좋은 본보기다. 스스로를 지킬 힘을 키우고, 또 함께 싸워줄 우방이 없다면 우리의 평화는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화조약이니, 정전협정이니, 아무리 외쳐보았자, 상대는 언제는 전쟁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 전쟁이 터지면 조약은 한낱 종이조각일 뿐이다.

러시아는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과 국경선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지금 전 세계인이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불행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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