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활기를 잃고 인적은 끊기는데, 훈련이 부족한 오합지졸이 경비서고 있다면, 이 시장의 사람과 재산은 바로 이리떼의 먹잇감이다. 시장과 안보는 따로 아니며 서로 밀접하여 곱셈으로 국력이 나온다. 역사적 최악 상황은 조선왕조의 말기(시장은 무너지고 군대는 오합지졸)였으며, 일본에게 정한론(征韓論)을 실현할 기회를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국가안보전략보고서(2017. 12. 18.)는 “새 국가안보전략 핵심은 국민과 국익 우선”이라고 분명히 하였다. 美본토·미국인의 가치 보호, 힘을 통한 미국인의 번영 촉진이 안보전략인 것이다.
2018년에 좋은 일과 궂은 일이 모두 있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은 성공이었다. 이 기회로 남북이 대화물꼬를 튼 것은 신의 한수이었다. 아쉽다면 이 동계올림픽 성공에 크게 기여했던 대기업들에게 홍보의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다. 행사 후에도 이들 대기업들이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도록 하였으면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참에 만들어진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는 정말 희망이었다. 전운(戰雲)은 일거에 걷히고 평화 기운이 싹텄다. 하지만 남북 약속들이 헛말로 반복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걱정이 커지고 있다. 어른과 못된 애들의 관계 같다. 애들에게 권위를 가지려면 잘 해주면서도 약속은 지키도록 엄격함도 필요한데, 그냥 애들이 떼쓰도록 하니 이들이 어른 말 듣고 ‘핵 포기와 함께 올바른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갈지 의심스럽다. 안보의 핵심인 한미연합훈련을 중단까지 하였지만 북한은 핵 포기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
높았던 평화의 희망이 꺼지면서, 걱정이 늘었다. 우선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다. 지금처럼 시장의 자유를 막아서 활력을 잃게 하면 경제는 무너진다. 임금은 고용주와 고용인 간의 노동계약이며 합의가 근본원칙이고 생산의 지속조건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은 올리더라도 양자가 동의할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최저임금이 과해서 고용주가 폐업까지 이르면 이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실직자 제조이다. 소득주도성장도 없고 시장의 자유와 활력을 파괴하는 것이다.(세종경제신문 “2019년 경제전망: 시장 혼란과 산업 붕괴” 참조)
또한 안보에 대해 불안이 북한 및 중국과 일본으로부터도 오고 있다. 2019년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으로 세계 격변기이다. 한반도 주변의 4강이 군사력을 경쟁하니 조선왕조 말의 지정학적 정세가 다시 왔다. 그 때처럼 지금도 4강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안보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가 없는 핵폭탄을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도 가졌다. 일본은 잠재적 핵보유국이다. 재래식 무기뿐인 우리는 절대 불리하다. 당장 중국의 횡포와 일본의 위협 앞에 시장(국민과 기업)을 보호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고종황제는 미국의 도움을 애타게 찾았지만 이미 미일(美日) 간의 비밀협약이 끝난 후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안보를 보장해왔던 한미동맹을 애써 줄이려할 때 고종황제 꼴이 재현될까 두렵다.
그러니 시장과 안보가 곱셈으로 우리를 힘들게 한다. 사드 배치로 중국은 대놓고 우리 기업을 박해하고 빈손으로 철수시켰다. 대통령은 국빈방문하고도 혼밥을 해야 했고, 제대로 된 항의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절절맸다. 중국 어선이 떼로 어장을 휩쓸어서 어민 피해가 커졌고, 각국은 이해에 따라 관세 등으로 우리 기업에게 피해를 입혀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잠시나마 반도체 산업의 핵심 부품공급을 지연시켜 우리 산업을 아연 긴장시켰다. 한일 간의 분쟁은 점점 많아지고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이 우리 밖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긴밀히 하기에, 우리의 안보는 위태롭게 변하고 시장을 지키기도 힘겨워졌다.
어떻게 하면 시장과 안보를 동시에 곱셈으로 강화할 수 있나? 시장 활력을 촛불혁명처럼 타오르게 하고, 안보의 근간인 한미훈련을 재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장래는 가라앉는 배와 같을 것이다. 국가가 최소한이나마 ‘청년들에게 완전한 시장자유와 공간을 제공’(세종경제신문 “청년이 개척할 미래는 정녕 없는가” 참조)한다면 신산업 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다. ‘한미군사공동훈련을 더욱 강화’한다면 중국, 러시아, 일본에게도 북한에게도 억제력을 키울 것이다. 새해에 대변화가 일어나는 꿈을 꾼다. 강희복(전 국가경재력강화기획단 부단장 겸 대통령 경제비서관)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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