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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말이 그렇구나]‘맞히다’와 ‘맞추다’

권오헌 기자 | 기사입력 2020/01/28 [19:20]

[아, 그 말이 그렇구나]‘맞히다’와 ‘맞추다’

권오헌 기자 | 입력 : 2020/01/28 [19:20]

올 여름에는 도쿄에서 올림픽 경기 대회가 열린다.

우리나라가 가장 금메달을 자신하는 종목은 역시 양궁이라고 한다. 우리 선수들이 도쿄에서 쏘아낸 화살이 온 국민의 묵은 체증을 확 뚫어 주리라 기대한다.

지난 올림픽 경기 대회에서 양궁 중계를 할 때, “화살이 과녁을 정확히 맞췄어요.” 하고 환호하던 해설자가 생각난다. ‘맞히다’와 ‘맞추다’를 혼동한 까닭이다. “화살이 과녁을 정확히 맞혔어요.”가 맞다.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로서, ‘목표물에 바로 맞게 하다’, ‘적중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가령, “과녁을 맞히는 솜씨는 우리가 최고다.”라고 할 때에 ‘맞히다’라고 표현해야 하는데, 이 말이 일상생활에서는 ‘맞추다’와 자주 헛갈리고 있다.

‘맞히다’가 ‘물음에 옳은 답을 하다’는 의미인 데 대해, ‘맞추다’는 ‘서로 일치하도록 하다’ 또는 ‘서로 비교해서 살피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어’ 보니, 열 문제 중에서 여섯 문제를 ‘맞혔다’.”라고 구별해서 써야 한다.

흔히 방송에서 보면, “퀴즈의 답을 맞춰 보세요.”라 하는데, 이는 “퀴즈의 답을 맞혀 보세요.”로 해야 바른 말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몇 위를 할지 ‘맞혀’ 보는 것보다는 대표 선수들이 마무리 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춰’ 볼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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