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칼럼]추운 계절이라 그렇잖아도 몸이 움츠려 들게 되는데-. 난데없는 우한폐렴이 창궐하여 우울하시지요?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한잔하고 싶으나 식당에는 가도 괜찮은지, 술은 마셔도 괜찮은지 생각할 것이 많습니다. 이렇게 답답하신 분들에게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한폐렴 때문에 술 마시는 것이 걱정되신다는 분이 계신다면 와인을 드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술은 다 같은 술인데 왜 하필 와인이냐? 하시겠으나 이유가 있습니다. 살균 작용을 이야기한다면 알코올 70~80%가 살균 작용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류는 거의 없습니다. 맥주는 4% 내외, 와인은 13% 내외, 소주는 요즈음 많이 낮아져서 17~20% 정도, 위스키와 꼬냑은 45% 내외입니다. 주류 속의 알코올도 살균 효과가 있기는 하나 별로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 주류는 우한폐렴에 좋다고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와인은 다릅니다. 와인은 알코올이 13% 전후이고 특히 산도가 낮고 PH가 낮습니다. 따라서 미생물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점은 와인 속에는 무수아황산 즉 아황산가스가 아주 소량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와인 속의 아황산가스는 인체에는 해가 없는 정도의 소량이나 박테리아와 같이 아주 작은 미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이고 박테리아보다 천배나 더 작은 입자인 바이러스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무수아황산은 미생물의 살균 효과뿐만 아니라 와인의 산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포도주 공장에서는 포도가 도착해서 압착, 발효, 숙성 공정까지의 전 양조공정에 걸쳐 무수아황산을 아주 소량으로 일정하게 유지해 줍니다. 최종적으로 와인을 병에 담기 직전에도 무수아황산의 함량을 확인하고 와인을 병에 담습니다. 병 속 와인에 들어있는 소량의 무수아황산은 보관 기간 중에 서서히 줄어듭니다. 이 무수아황산은 수백수천년 동안 인류가 유황을 태워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로 여러 가지 기구를 소독하는 데 사용해 왔고 특히 와인에서는 술통 등을 소독하는 데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무수아황산 형태로 와인에 첨가해 오고 있으며 양조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사용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마주앙 공장에서 근무할 때 경험한 일입니다. 와인의 병입 공정에서 병을 세척한 후에도 병속에 곰팡이나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이 몇 마리 살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와인을 병에 담기 전에 병입실도 살균 작업을 한 후 천정이나 벽 등을 스웹 테스트를 해보면 미생물들이 몇 마리씩 검출됩니다. 이렇게 병입하기 전에는 여기저기에서 몇 마리씩 보이던 미생물들도 와인을 병에 담고 난후 병속 와인의 미생물을 테스트 해보면 100% 제로가 됩니다. 이것은 와인 속의 알코올과 산도 그리고 무수아황산 등으로 미생물이 사멸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와인 중에서 특히 어린 와인을 권해드립니다. 어린 와인 중에서도 큰 포도주 공장에서 품질 관리를 잘한 와인들이 무수아황산의 함량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칠레와 호주 등의 뉴월드와 스페인 등의 유럽에서 수입된 와인 중에서 빈티지가 어린 와인들일 것입니다. 또 수퍼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국산 와인인 마주앙을 드시면 확실할 것입니다. 어린 와인 중에서 레드 와인도 좋으나 화이트 와인의 무수아황산 함량이 조금은 더 많습니다. 한 가지 드릴 말씀은 어린 와인을 마시더라도 와인은 치료제가 아니므로 우한폐렴이 완벽히 예방된다고는 말씀드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와인은 입을 통해서 식도로 내려갑니다. 이때 바이러스를 만나면 와인이 바이러스를 한방에 처리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는 코로 들어와서 비강을 통과하여 호흡기관으로 내려간다고 하니 와인이 바이러스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나중에 혹시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와인을 원망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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