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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톨스토이가 본 인색한 영국인: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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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톨스토이가 본 인색한 영국인

이정식 대기자 | 기사입력 2020/09/23 [17:08]

[문화칼럼] 톨스토이가 본 인색한 영국인

이정식 대기자 | 입력 : 2020/09/23 [17:08]
모스크바 지하도의 악사들
모스크바 지하도의 악사들

톨스토이는 1857년 1월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의 나이 29세 때이다. 그는 약 6개월간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보면서 각국의 사람들과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톨스토이는 프랑스 혁명의 중심이었던 파리를 둘러보고 “프랑스 생활의 매력은 사회적 자유의 감각이다. 이 자유의 특색은 체험을 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우며, 체험을 해 본 사람이면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일기에 썼다.

그런가 하면 파리에서 파리의 명물 구경거리라고 해서 공개적으로 단두대에서 살인범을 처형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는 “이게 무슨 넌센스인가”하면서 기분이 좋지 않아 빨리 파리를 떠나기로 했다고 일기에 적었다.

파리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단두대 위에서의 죄수의 처형을 시민의 구경거리로 삼는 것은 어딘가 모순된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 일을 계기로 파리를 떠나 평소 좋아했던 루소의 고향 스위스의 제네바로 갔다. 제네바에서는 2개월 이상 머물렀다.

그리고  7월에는 루체른으로 이동했다. 루체른은 유명한 관광지여서 관광객들이 많았다.

어느날 루체른 거리를 지나가는 데 가난한 거리의 악사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영국인 관광객들이 악사 주변에 많이 모여 있었는데 악사의 노래를 실컷 듣고 나서 돈은 한 푼도 주지 않고 비웃기만 했다.

그 모습을 보고 톨스토이는 분개했다. 근대사회의 물질적 번영 속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악사가 가엾게 보였다.  톨스토이는 악사를 불러서 둘이서 통쾌하게 술을 마셨다.

영국인은 어디서나 깍쟁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의 이야기는 무려 150년도 더 전의 사례이지만, 지난해 필자는 히말라야 트레킹 중 네팔 가이드로부터 영국인들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인 트레커들은 여행경비에 가이드와 포터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트레킹이 끝날 때 쯤이면 일행이 돈을 갹출해 가이드와 포터에게 후하게 팁을 주는데 영국인들은 그런 일이 일체 없다고 했다. 영국인들에 대한 그같은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영국인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금전 문제에 대해  매우 철저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러시아인들은 정서적인 면에서는 다소 동양적이다. 서양적 합리를 앞세우기 보다는 동양적 정서 즉 인정에 더 끌린다는 이야기다.

톨스토이가 악사를 불러 둘이 한 잔 한 것도 바로 그런 정서와 인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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