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청와대에 보내 온 통지문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수신은 ‘청와대앞’ 보낸 이는 북한 ‘통전부’다. 북한의 일개 부처에 불과한 통전부가 우리 통일부도 아닌 청와대에 ‘청와대앞’이라고 수신인을 쓴 통지문을 보낸 것 자체가 청와대를 깔본 처사였다. 그런데 우리 청와대는 그 안에 들어있는 ‘사과’ 한 마디에 반색을 하고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런데 그 통지문 안의 ‘정장의 결심으로 이 씨에게 사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허위임이 밝혀졌다. 우리 군의 감청 결과에 따르면, 북한 해군 사령부는 우리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 씨를 사살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고, 정장은 “사살하라고요?”라며 명령의 내용을 되물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대위급 밖에 안 되는 정장이 표류중인 사람을 쏴 죽이도록 결정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북한은 부유물만 태웠다고 통지문에 썼는데, 우리 군의 감청에 따르면 북측은 시신에 “연유(휘발유)를 발라 태우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와 여당은 북한 측의 통지문 내용을 그대로 믿고 싶어하는 분위기 아닌가? 북의 통지문에 놀아나는 정도가 아니고 맞장구치며 좋아하는 속내가 뻔히 드러나 보인다. 북한이 생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김정은이 미안하고 한마디 했으니 그만하면 된 것 아니냐며 우물쭈물 넘어가려는 의도가 너무도 드러나 보인다.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죽은 사람이 월북을 시도하다가 사살된 것으로 단정하고 사건 자체를 외면하려는 이 정권의 모습을 보면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란 회의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문재인 정권. 그 모습은 국민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깎아 내리고 비참하게 만든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