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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국의 치졸한 BTS 비난- 중국공산당은 6.25를 북침이라고 선전했었다

이정식 작가 | 기사입력 2020/10/13 [20:51]

[칼럼] 중국의 치졸한 BTS 비난- 중국공산당은 6.25를 북침이라고 선전했었다

이정식 작가 | 입력 : 2020/10/13 [20:51]
중국의 천안문 광장
중국의 천안문 광장

“6.25 전쟁 때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우리 BTS 방탄소년단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12일,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를 통해 “BTS가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침략자였음에도 미국의 입장에만 맞춰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BTS를 공개 비난한 것이다.

미국이 침략자였다니 너무나 엉뚱한 소리다. 중국은 사실 그러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중국은 침략자 북한을 도운 나라다. 또한 6.25 때 남한이 북침했다고 인민들에게 선전했다. 그야말로 자국의 인민을 속인 것이다. 전 세계가 다 아는 북한의 남침 사실에 대해 중국 역사교과서에 ‘6.25 전쟁은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운 전쟁’이라고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북한이 남침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중국은 이처럼 역사에 대해 정직하지 못하다. 6.25 때 북침이라고 인민들에게 거짓 선전을 했으므로 이제 와서 남침이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 많은 인민해방군이 북한을 도운 명분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국이라고 스스로 칭하는 중국이 그처럼 역사를 바르게 기술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은 중국의 대외적 신뢰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릴 뿐이다.

한 때 열렬한 모택동 주의자였던 중국계 혼혈 영국 작가 한수인(1917~2012은 영화 ‘모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던 그녀의 소설 ‘A Many Splendored Thing(매우 찬란했던 일)에서 한국전쟁 발발 후 사흘 뒤에 나온 홍콩의 중공계 신문이 남한이 북침했다는 기사를 실은데 대해 이렇게 기술했다. 그녀는 그 때 홍콩에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기사를 읽은 순간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이 도시의 중국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기사를 믿을 리가 없었다.

이 보도로 인해 대륙에 들어선 새 정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최초로 흔들렸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며칠 전 우리는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지금 새 정부는 우리에게 다르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군대가 남한 쪽으로 계속 진격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왜 인민정부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까?’“

이상은 한수인의 A Many Splendored Thing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홍콩을 무대로 영국인 신문기자 마크 엘리오트와 혼혈 여의사 한수인과의 사랑을 그린 이 소설은 두 사람이 갖가지 장애를 무릅쓰고 한창 사랑에 빠져 있을 때 마크가 한국전에 종군기자로 특파됐다가 사망함으로써 비극적으로 끝난다.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영화로 홍콩은 일약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고, 이미지 또한 크게 바뀌었다.

A Many Splendored Thing은 1952년 첫 출간된 후 14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수백만부가 팔리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또한 한수인은 이 책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영화 '모정'의 한 장면
영화 '모정'의 한 장면

이 책은 1955년 미국의 헨리 킹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됐다. 영화 제목은 책 제목 앞에 “Love is~”가 더 붙어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모정(慕情)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앤디 윌리엄스의 주제곡과 함께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다.

신문기자 마트 엘리오트 역으로는 윌리엄 홀덴이, 혼혈 여의사 한수인 역으로는 제니퍼 존스가 열연했다.

중국은 BTS를 비난하면서, “중국이 큰 희생을 하면서 미군을 막아 줬는데, 어떻게 이를 무시할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한국은 미국이 전쟁에 개입한 덕에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는데, 누가 누구를 막아줬다는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중국은 침략자 북한을 도왔다. 미국은 침략 당한 한국을 도왔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6.25 때 남한이 공산화 되지 않은 것이 천운이라고 말한다. 그 때 공산화 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번영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인민들이 지금 얼마나 가난하고 비참한 억압 상태에 있는지는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다.

중국의 잘못된 역사 교육, 즉 6.25가 북침으로 시작됐다고 잘못 가르친 결과가 오늘 날 이처럼 BTS에 대한 치졸한 비난으로 나타난데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큰 나라답게 좀 더 가슴을 펴고 시시한 역사 왜곡으로 나라의 체면을 구기지 말고, 거만한 태도로 작은 나라들을 깔보는 버릇을 버리고, 국제 사회에서 본받을 만한 성숙한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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