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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톨스토이와 카프카스(6) -하지 무라트, 러시아 진영에서 도망해 가족을 구하기로 결심하다

이정식 작가 | 기사입력 2020/11/29 [10:01]

[문화칼럼] 톨스토이와 카프카스(6) -하지 무라트, 러시아 진영에서 도망해 가족을 구하기로 결심하다

이정식 작가 | 입력 : 2020/11/29 [10:01]
,체첸 여인들
,체첸 여인들

샤밀은 그래서 감옥에 넣어두었던 10대 후반의 하지 무라트 장남 유수프를 불러 아버지에게 이런 편지를 쓰도록 했다. 바이람(*일년에 두 번 있는 이슬람 축제) 때까지 돌아오면 그를 용서할 것이고, 모든 것은 예전과 같을 것이지만, 만일 돌아오지 않고 러시아측에 남아 있는다면 다른 모든 배신자들에게 하 듯 아들의 두 눈알을 뽑아버릴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유수프는 감옥에 갇혀 있었고, 나머지 가족들은도 모두 샤밀의 감시하에 있었다.

아들의 편지 내용을 알기에 앞서, 러시아군에 투항해 러시아 편에서 싸우겠다고 말한 히자 무라트는 자신의 앞날을 이렇게 상상했을 것이라고 톨스토이는 소설에서 이렇게 추측했다.

“하지 무라트는 언제나 자신의 행운을 믿었다. 어떤 일을 시작하더라도 성공할 거라고 굳게 믿었고, 언제나 행운이 따라 주었다. 격동하는 군생활 동안 몇 번의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그랬다. 그는 이번에도 그렇게 되길 바랐다. 보론초프가 내준 군대를 이끌고 가 샤밀과 싸우고, 샤밀을 포로로 잡아 데려가는 것으로 복수하고, 러시아 차르에게 포상을 받고, 자신이 아바르뿐만 아니라 체첸 전체를 정복하는 것을 상상해 보았다.”

이것은 톨스토이가 만들어낸 소설 속 상상이다. 하지 무라트가 ‘체첸 전체의 지배가가 되는’ 그런 기대를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소설적 추리다.

하지 무라트는 샤밀을 공격할 수 있도록 러시아측이 자신에게 군대를 내 주기를 희망했지만, 러시아측은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아무 구체적 결정없이 시간만 하루하루 흘러갔다.

그러한 때에 샤밀이 아들에게 한 이야기가 하지 무라트에게 전해졌다. 하지 무라트는 고민에 쌓이게 된다.

그는 보론초프 공작을 찾아가 산민(*러시아에 귀순하지 않은 산에 사는 체첸인) 포로들을 모아 자기 가족과 교환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가능한 한 애써보겠다고 말할 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하지 무라트는 마침내 도망을 해 가족을 구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산으로 달아나 자신에게 충성하는 아바르인들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고 가족을 구출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는 이를 즉각 실행에 옮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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