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위원회가 이날 9시간 반만인 밤 8시쯤 심의를 일단 중단했다. 징계위는 15일 속개된다. 억지 징계위가 순탄하게 진행될 리가 없다. 징계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 징계위에도 당초 법무장관을 뺀 6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5명만 참석했다. 사람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 다섯 명 중 당연직인 이용구 법무차관을 뺀 나머지는 이날 회의가 열리면서 비로소 이름이 알려졌다. 법무부는 그간 윤석열 총장 측의 징계위원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명단을 비밀에 부쳐왔다. 이 다섯 사람은 징계위원장인 정한중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 이용구 법무차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 등이다. 이 가운데 심재철 국장은 징계위 참석 후 스스로 회피신청을 했다. 그래서 징계위는 4명만으로 진행되게 됐다. 심재철 국장은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의 가장 큰 빌미가 된 판사사찰문건을 제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 판사사찰문건이란 게 실은 공판참고자료에 불과한 것임에도 이를 사찰문건으로 둔갑시켜 추미애가 윤석열 주요 공격자료로 사용토록 한 주역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섯 사람 전부가 친정부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특정지역에 치우쳐 있다. 쉽게 말해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인사들로 징계위가 구성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최대한 공정한 자세로 임해줄 것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 이 다섯 사람은 벌써 전국민의 최대 관심 대상 인물로 떠올랐다. 조만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를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 교수 같은 이는 최근 그의 페이스북에, 법무부 감찰위에서 이미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정한 마당에 청와대의 주문에 따라 징계를 의결하려면 당연히 위법적인 수단이 사용될 수 밖에 없다며, 이 위헌적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이 광풍이 지나간 후에 반드시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진 교수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징계위원들은 자신의 생애에 오점을 남기지 말고,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지 않도록 공평무사한 태도로 징계절차를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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