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군의 철군과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인들이 또다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과거부터 아프간의 이슬람들과 신장의 이슬람들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여서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중국은 탈레반의 승리가 신장 위구르인들의 독립투쟁에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어느 나라보다 앞장서 탈레반에게 우호적 제스처를 취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도 탈레반의 위구르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있다. 중국 전체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구는 2500만명 가량이다. 신장에는 1950년대만 해도 위구르인이 76%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45%로 줄었다. 대신 한족은 40%로 대폭늘었다. 나머지는 카자흐족, 몽골족, 회족 등 소수민족이다. 한족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중국의 민족동화정책의 결과다. 이러한 현상은 티베트 자치구도 비슷하다. 한족이 늘어나면서 자치구란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장에서 한족은 이 지역의 행정,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어 위구르인들은 상대적으로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위구르인들의 오랜 독립 투쟁 위구르인들은 과거 8-9세기 경 현재의 신장 지역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 방대한 위구르 제국을 세워 1백여년간 통치했던 역사가 있다. 그러나 이후 칭기스칸의 몽골과 청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역사를 통해서 그들은 수없이 분리 독립을 위한 투쟁을 해왔고, 20세기에 들어선 후 잠시 독립국을 세운 일도 있었다. 현재도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란 무장분리독립운동단체가 지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위구르인들은 모두 무슬림이다. 민족과 종교, 문화의 정체성이 한족과는 완전히 다르다. 중국은 소수민족의 분리 독립운동 움직임에는 매우 단호한 입장이다. 가차없이 무력진압을 한다. 현재 분리독립운동 움직임이 가장 강한 지역이 변방인 신장과 티베트지역이다. 그러나 그 움직임의 강도는 이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었다. 중국이 분리독립을 용인할 수 없는 이유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신장은 부존자원의 보고다. 신장 지역에는 중국 석유 매장량의 30%, 천연가스 매장량의 34%가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상 좋은 위구르인 위구르인은 터키인에 가까운 투르크족 계통이라고 한다. 서구인과 중동인이 섞인 대체로 잘 생긴 외모다. 모두 첫 인상이 좋았고 낙천적으로 보였다. 수 년전 필자가 신장에 갔을 때 길에서 만난 위구르인들은 대체로 친절했고, 사진 촬영에도 잘 응해주었다. 그들이 입고 있는 고유의 복장을 통해서 전통과 종교를 잘 지키고 사는 민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머리에 히잡(*무슬림의 두건)을 썼다. 그러나 컬러는 다양했다. 이슬람이긴해도 여성들을 억압하는 원리주의적 이슬람은 아닌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성들은 옷 색깔도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듯 했다. 유목을 주로 하는 카자흐족과 달리 위구르족은 주로 농업에 종사한다. 신장은 위구르인의 분리 독립운동과 관련된 유혈폭동과 테러가 종종 발생하는 지역이어서 필자가 갔던 당시에도 검문이 잦았다. 2009년에는 우루무치 지역에서 2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유혈폭동이 있었고, 2014년과 2017년에도 테러로 인한 크고 작은 유혈사태가 있었다. 2016년 이후에는 검문소가 이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다고 한다. 위구르인 인권문제로 미-중 신경전 신장의 위구르인 인권 문제는 현재 미국과 중국간에 매우 민감한 신경전의 대상이다. 미국은 신장에 위구르인들을 억압하기 위한 대규모 재교육 캠프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그곳에서 인권유린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때 수용자의 규모는 1백만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그것은 직업교육을 위한 시설일 뿐이라면서 미국은 부당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반발한다. 신장의 하얀 설봉을 머리에 인 천산산맥과 드넓은 푸른 초원은 참으로 매력적이지만, 세계적으로 위구르인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인권탄압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외부인들에 대한 경계가 심해졌다고 한다. 코로나 문제도 있지만, 외국인에게 요즘 신장은 아예 접근이 어려운 아주 먼 땅처럼 여겨지고 있다. 신장에 자유의 분위기가 넘쳐나고 위구르인들도 모두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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