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이 회장님 같은 분은 좀 오래 사시면 좋겠다.” 나도 나이가 들고 있으므로 나보다 연세 드신 분 중에 어떤 분의 삶이 바람직한 것인지 살피게 된다. 그중에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서 주위와 사회에 계속 좋은 영향을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다. 이종덕 회장님은 내 마음 속에 그런 분 중 한 분이셨다. 그래서 이 회장님의 별세가 나는 더욱 아쉽고 서글펐다. 이 회장님은 나의 고교(경복고) 대선배셨다. 그런 인연으로 나는 이 회장님을 오랜 세월 가깝게 뵈었다. 회장님의 그 성실함과 따뜻한 인품에 언제나 매료됐었다. 우연히도 지난해(2020년) 봄 비슷한 시기에 이 회장님도 나도 졸지에 암환자가 되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병원은 달랐다. 가끔 전화 통화를 했다. 이 회장님은 그 와중에도 나를 위로해 주셨고, 나도 회장님의 쾌유를 빌었다. 나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10여 차례 받았는데, 그 사이 이 회장님도 차츰 회복되시려니 했다. 그러던 어느 날(9월 23일, 향년 85세) 부음을 듣게 되었다. 회장님께서 오래오래 후대의 좋은 본이 되시길 기도했건만 그렇게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셨다. 2013년 8월 광화문 문화포럼 회원들과 일본 토야마 현 토가에서 열린 ‘토가국제연극축제’에 갔을 때가 생각난다. 저녁 후 모두 여관방에 둘러앉아 담소 중 이 회장님이 구수한 목소리로 노래를 한 곡 부르셨다. 그 모습이 떠오른다. 회장님은 노래도 잘 부르셨다. 글솜씨도 탁월했다. 그런 예술적 소양과 타고난 리더로서의 자질이 잘 어울어져 공연 예술계의 대부로,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홀 등 우리나라 대표적 공연기관의 뛰어난 CEO로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것이리라.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로 불렸던 이종덕 회장님, 지금 하늘나라에서 이 나라와 민족 그리고 문화 예술의 발전과 광화문 문화포럼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리라고 생각한다. 이종덕 회장님이 그립다. (*고 이종덕 광화문 문화포럼 회장 1주기에. - 광화문 문화포럼 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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