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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와 톨스토이 3 - 소설 '부활'에 자주 등장하는 헨리 조지의 토지 개념:세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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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와 톨스토이 3 - 소설 '부활'에 자주 등장하는 헨리 조지의 토지 개념

이정식 작가 | 기사입력 2021/09/05 [16:33]

헨리 조지와 톨스토이 3 - 소설 '부활'에 자주 등장하는 헨리 조지의 토지 개념

이정식 작가 | 입력 : 2021/09/05 [16:33]
영화 '부활'의 한 장면.  네흘류도프 공작과 카츄샤
영화 '부활'의 한 장면. 네흘류도프 공작과 카츄샤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에는 헨리 조지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헨리 조지에 앞서 소설의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이 영국의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1820~1903)의 영향으로 청년 시절 아버지의 유산으로 받은 토지를 농민들에게 나눠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땅은 크지 않았다. 반면 어머니가 결혼할 때 지참금으로 가져온 토지는 1만 제샤티나에 이르는 큰 땅이었다.

그는 대학시절 아버지 사후 상속받은 땅을 농민들에게 나줘줬다. 그런데 토지를 갖게 된 농민들의 생활이 나아지기는커녕 마을에 술집을 세 군데나 세우고 아예 일을 안 하게 되어 더욱 가난해 졌다며 자신의 토지 무상 분배가 실패작이었음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 사유가 비합리적이란 네흘류도프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스펜서에 이어 헨리 조지의 책에 크게 공감한다.

허버트 스펜서는 1820년 생, 톨스토이는 1828년 생, 헨리 조지는 1839년 생이다. 톨스토이는 토지 단일세를 주창하는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1885년에 영문 원서로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속 네흘류도프도 영어를 잘 하는 것으로 나온다.

소설 속에서 네흘류도프는 조지라는 미국인이 토지 문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생각에 자신도 동감하고 있다면서 헨리 조지가 세운 단일세, 즉 토지 단일세에 대한 이론을 들어 농민들 앞에서 자기의 토지 분배 계획을 설명하는 대목이 이렇게 나온다.

“토지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오. 하느님의 것일 뿐이오”이렇게 첫 마디를 꺼냈다.

“옳습니다. 그 말씀이 옳습니다.” 몇몇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토지에 개인 소유란 없소. 누구든 토지에 대해서 똑같은 권리가 있는 거요. 단지 좋은 토지, 나쁜 토지가 있을 뿐이오. 누구든 좋은 토지를 갖기 원한다는 거요. 한데 이를 공정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겠소? 그것은 좋은 토지를 가진 사람은 그보다 못한 토지를 가진 사람보다 더 많은 땅값을 내면 되는 것이오.”

네흘류도프는 얘기를 계속했다.

“그렇다면 누가 누구에게 지불해야 되는가? 이것을 정하기란 매우 어렵소. 더욱이 공동 자금을 모을 필요성도 있으니 토지를 가질 사람들은 자기 토지 값만큼의 금액을 공동 자금으로 지불하면 되는 것이오. 그렇게 하면 차별이 없을 것이오. 그러니까 좋은 토지를 소유하고 싶은 사람은 그보다 못한 토지보다 땅값을 더 지불하고 토지를 가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땅값을 내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요. 한마디로 토지를 쓰는 사람만이 공동 자금으로 땅값을 낸다는 얘기요.”

“그게 좋습니다” 난로 직공이 눈썹을 움지이면서 말했다. “좋은 토지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땅값을 더 지불하면 되니까요.”

“조지란 사람 현명한 모양이로군.” 어깨가 널찍한 고수머리의 풍채 좋은 노인이 말했다.

이상이 소설 속의 네흘류도프와 농민간의 대화다. 네흘류도프가 헨리 조지의 토지 단일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은 없지만 여기서 말하는, 농민들이 땅값으로 내야하는 공동 자금이결국 토지 단일세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한다.

네흘류도프는, 토지는 사거나 팔거나 빌린다거나 할수 도 없을뿐더러, 어느 한 개인이 소유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러나 토지를 나눠주는 방법은 여전히 고민스러웠다. 네흘류도프는 소설에서, 자신의 토지를 농민들에게 나눠줄 결심을 하지만 분배 방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부활』 속의 네흘류도프는 『안나카레니나』의 레빈처럼 톨스토이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살아생전 자신의 토지를 농민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했지만, 아내 소피야와 막내 딸을 제외한 자녀들의 반대로 실행하지 못한 채 몰래 유언만 남기고 가출 열흘만에 세상을 떠난다. 톨스토이의 유언은 그의 사후 막내딸 알렉산드라(사샤)에 의해 실현된다.

만약, 톨스토이의 남은 가족이 그 땅을 그대로 갖고 있었더라도 톨스토이가 죽고 나서 7년 뒤인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성공으로 제정 러시아가 무너진 후 귀족, 지주의 땅은 모두 몰수 된다. 톨스토이는 그야말로 앞을 내다본 예언자였다.

『부활』의 골격은 공작 네흘류도프와 그의 고모집 하녀였더 카츄샤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이처럼 토지에 관한 이야기가 전편을 통해 많이 나온다. 카츄샤가 시베리아 유형지로 떠나는 소설 뒷 편에는 19세기 후반 러시아 혁명가들의 이야기도 꽤 깊이 있게 다뤄진다.

톨스토이가 제정 러시아의 사회 정치적 변화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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