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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호화청사 매각·고연봉 반납"…'독일式' 공공기관 주문

文정부 '방만경영 때리기…"아낀 돈 어려운 이들에게" 기재부에 TF 지시
추경호 "파티는 끝났다"…원희룡, LH·인국공·코레일 개혁 언급도

김진태 기자 | 기사입력 2022/06/21 [19:07]

尹 "호화청사 매각·고연봉 반납"…'독일式' 공공기관 주문

文정부 '방만경영 때리기…"아낀 돈 어려운 이들에게" 기재부에 TF 지시
추경호 "파티는 끝났다"…원희룡, LH·인국공·코레일 개혁 언급도

김진태 기자 | 입력 : 2022/06/21 [19:07]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대해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너무나 호화로운 청사도 과감히 매각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질타하고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춘 혁신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지금처럼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비상 상황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오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예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보고 느낀 것을 얘기하겠다"며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연봉 임원진의 경우 스스로 받았던 대우를 반납하고 과도한 복지제도도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불필요한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렇게 절약한 돈은 특히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조조정을 통해 환수한 비용을 국고로 환수하고, 그 돈이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에 한번 가서 봤더니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이 국민 세금을 정말 알뜰하게 잘 쓰고 있더라"라며 "사무실이 그렇게 넓지 않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근검절약하면서 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청사를 보면 너무 화려한데, 좀 반성해야 한다"며 "너무 필요없는 자산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있으면 정리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그렇게 하면 국민도 공공기관을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겠느냐는 게 윤 대통령 인식이다.

 

이에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혁신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을 이끌었다.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기부 장관이 반도체 특강을 한 데 이은 두 번째 토론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 부총리 발표 내용과 관련, "공공기관 수는 350개, 인력은 44만 명, 예산은 761조 원"이라며 "국가 예산의 1.3배 정도 되는 액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동안 기관이 29개, 인력이 11만6천 명 각각 증가하고, 부채가 84조 원 늘었다면서 "고비용 저효율 운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수가 중소기업보다 2배 높고 대기업보다도 8.3% 정도 많은 상황"이라며 "그에 비해 생산성은 계속 하락하고, 수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공기업이 2016년 5곳에서 작년 18곳으로 늘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출자 회사 절반가량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점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방만 경영 외에 도덕적 해이 사례까지 나오면서 국민 공분을 사는 사례가 있었다"며 "심야에 법인카드를 부정 사용한다든지 출장 신청 후 독서실에서 승진시험 준비를 한다든지 한 사례가 심각하게 지적됐다. 그래서 강도 높은 혁신을 해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토론에서 "부처는 재취업 관련 이해관계 때문에 개혁에 한계가 있다"며 "파급력 크고 긴장감을 불러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원 장관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을 거론하면서 "비정상적으로 방만경영된 부분을 다시 고쳐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LH와 코레일은 전날 발표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각각 'D(미흡)'과 'E(아주 미흡)'을 받아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 장관은 문재인 정부 임기 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추진하다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재임해보니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 대폭 증가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소개했다.

 

10년 새 서울시장 산하 기관이 17개에서 26개로, 인력이 2만 명에서 2만9천 명으로 각각 늘고, 부채는 9조 원에서 12조 원으로 불어났다는 설명이었다.

 

오 시장은 이어 "이만큼 서비스가 좋아졌나 조사해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라"라며 "집중 관리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혁신을 해야 한다. 이미 기관들에 주문을 해놨다"고 했다.

 

다만, 전임 정부에서 임명돼 정권 교체 후에도 잔여 임기가 상당 기간 남은 기관장들 문제는 이날 토론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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