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 1월 대전에서 사건 관련자 장모씨를 만나 성 상납 문제와 관련해 7억원의 투자 유치 각서를 써 준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에게는 당원권 정지 2년의 처분이 내려졌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새벽 2시 40분쯤 징계 심의를 마친 뒤 심의 결과를 이같이 밝혔는데, 대체로 예상했던대로였다. 윤리위는 성 상납 의혹 자체에 관해선 판단을 안 했다고 밝혔다. 이날 징계 사유는 이 대표가 2013년 성 상납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에게 지난 1월 증거인멸교사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게 당헌·당규가 규정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모든 의혹을 부인했으나 윤리위는 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로서 이준석 대표는 당 대표 임기 11개월을 남겨두고 사실상 불명예 퇴진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사실상 본인이 자초한 것으로서 자업자득(自業自得)이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준석은 지난 1년여동안 젊은 당 대표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고 시종 좌충우돌하며 자기정치에만 몰두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대선 때는 두 번씩이나 당을 이탈하는 이른바 가출을 감행해 당시 야당 후보였던 윤석열 진영을 혼란에 빠뜨렸다. 그 결과는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그는 대선을 승리로 이끈 당 대표가 아니라 이적행위를 하고 국민의힘의 대선을 망치려했던 최악의 해당분자였다.

대선 승리 후에도 그는 온갖 사람들과 다퉜다. 상대당과 싸우기 보다 집안 싸움에만 몰두했다. 인성 자체를 의심받기에 이르렀고, 그러한 때 터져나온 것이 성상납 사건이다. 그에게 미운털에 박히지 않았더라면 상상납 문제도 이토록 커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이준석은 애당초 국민의힘이 잘못 뽑은 대표였고, 타협과 절충이 생명인 정치판에는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국민은 그간 혐오의 눈으로 그의 언동을 지켜봤다. 국민의힘의 젊은 대표 실험은 실패했다.

이날 국민의힘 징계 결과도 정상이 아니다. 김철근 정무실장은 당원권 정지 2년이고, 이 대표에게는 6개월이라니 주범이 종범보다 형량을 약하게 받은 격이다. 성상납 그 자체는 판단하지 않았다는 윤리위의 설명은 그나마 그의 입장을 살려준 것이다. 이준석은 자숙하고 더 이상 정치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