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공개된 2019년 11월의 북한어민 강제북송 사진을 보고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사지(死地)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주저 앉거나 몸을 뒤로 빼며 최후의 저항을 하는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다. 그 광경을 보고 참담한 심정을 갖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에서 어찌 백주 대낮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당시 문 정권의 청와대 안보실장과 통일부장관은 북한 어민 두 사람이 귀순의사가 없었다고 했다. 그들은 북송을 고집했으며 죽더라도 북에 가서 죽겠다고 했다고 주장했었다. 사진을 보면 그러한 말들이 전혀 사실이 아님이 분명하다. 문 정권이 얼마나 철저하게 국민을 속여 왔는지 그 사진들이 증거다. 두 어민이 당시 귀순의향서도 작성했음이 최근 밝혀졌다.
북한 주민일지라도 우리 땅에 들어오면 헌법상 우리 국민이 된다. 우리 정부에 의해 조사 받고 재판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흉악범이라면서 귀순 닷새 만에 강제로 북한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 정권에서는 그들이 동료 선원 10여명을 죽인 엽기적인 살인마이기 때문에 강제 북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은 북측의 주장일 뿐이다. 그들이 탈북한 이유는 체제를 비판하다가 체포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민 북송 당시는 문 정권이 북한 김정은에게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을 보낸 때였다. 평화쇼를 위해 북한 어민 두 명을 희생제물로 삼은 것이다.
두 사람이 강제 북송 됨으로써 북한은 주민들의 탈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됐으니 문 정권의 조치가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그러나 그 뒤에 남측에 돌아온 반응은 ‘삶은 소대가리’니 ‘특등 머저리’니 하는 조롱과 비아냥 뿐이었다.
문 정권은 5년 내내 북한의 하수인 정권으로 보일만큼 비굴한 저자세로 일관했다. 단지 북한에 아첨하고 굴신하는 것이 남북화해의 방법인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종전선언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그런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하는 것도 순진한 판단일지 모른다. 근본적으로 문 정권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자체를 부정했던 정권이었다. 문 정권에게 김정은 정권은 사실상 상전이었다. 문 정권 5년 동안 안보 국방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고갔던 문 정권의 궁극적 지향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서해상에서의 공무원 이대준씨 사살·소각 사건이나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도 그런 맥락에서 철저히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 박지원, 서훈, 정의용은 물론이거니와 문재인은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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