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과 유착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자신의 형량이 걸린 재판에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8억여 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등의 공판준비기일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재판을 위해 최근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달 9일 재판부 배당 이후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국선 변호인을 요청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기소된 민간업자 남욱·정민용 씨가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에 대비하는 것과 달리 유 전 본부장이 국선 변호인을 택한 것은 경제적 궁핍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유 전 본부장은 별다른 재산 없이 빚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될 당시 취재진에게 "빚만 7천만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원은 최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씨, 회계사 정영학 씨 등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가 확보한 8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동결했는데 유 전 본부장 명의의 자산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주는 대가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 전 부원장과 공동으로 민간사업자 지분 중 24.5%(700억원·세후 428억원)를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사가 시작되며 이 약속은 실행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유 전 본부장이 손에 쥔 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남씨 등으로부터 2013년 4∼8월 뇌물 3억5천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장동 일당과 거액의 투자나 대여 등 돈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금전 사정이 갑자기 악화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정민용 씨의 검찰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2020년께 전처와의 이혼 위자료로 힘들어했다는 증언이 담겼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사·재판으로 적지 않은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것도 한 요인으로 언급된다.
이런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정 실장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될 예정인 유 전 본부장이 향후 이어질 재판에서도 국선변호인의 조력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저작권자 ⓒ 세종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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